여행에 가장 큰 걸림돌이 시간이 없고 여비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고 여비가 충분하다 할 지라도 여행 가기는 여전히 어렵다. 왜냐하면 그들은 시간이나 방향이 설정되지 않는 꿈을 꾸고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마음의 문이 열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마음이 없으면 들어도 들리지 않고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는 중국 속담이 있듯이 꿈을 깨지 않고는 여행을 떠날 수 없는 것이다. 일찍이 원효성사는 세상은 인간의 마음이 만든 것이라고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설파한 적이 있다.2000
매년 4월 25일 국민의 준법정신을 앙양하고 법의 존엄성을 진작하기 위하여 법무부에서 주관하는 국가기념일이다.법의 날을 최초로 제정한 나라는 미국이다. 1957년 미국 변호사협회장 찰스 라인(Charles S. Rhyne)의 제창으로 1958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사회주의 국가의 '노동절'에 대항하는 의미로 5월 1일을 법의 날로 제정, 시행해 오고 있다.국제적으로는 1963년 7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법의 지배를 통한 세계평화대회(World Peace Through Law Conference)'에서 세계 각국에 '법의 날'
오늘 아침에도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상황을 걱정스레 쳐다봤다. 처참했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폭격당한 도시는 폐허나 다름없었다. 전장의 잔해더미를 어슬렁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얼굴엔 절망이 가득했다. 폴란드 등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국가로 피란행렬이 줄을 잇는다. 방송 카메라 앞에 선 난민캠프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얼굴이 외려 참혹한 도시보다 더 가슴을 아프게 후벼 판다. 아이들을 지켜보는 어른들의 눈에는 수심이 그렁그렁했고, 구원의 손길을 절실히 기다리는 듯했다.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자연재난지역에 누구
송홧가루 코로나후유증 탓에 아내의 천식이 심해졌을 거라 여겼다. 또 하나의 복병을 그동안 눈치 채지 못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였다. 어느 날 아침 청소를 하다가 거실 바닥에 노랗게 쌓인 정체를 눈치 챘다. 금정산 숲에서 날아든 송홧가루였다.바람을 이용해 수분하는 풍매화인 소나무는 4, 5월 많은 꽃가루를 바람에 실어 보낸다. 송홧가루를 자세히 살펴보면 두 개의 큰 공기주머니를 매달고 있어 쉽게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간다. 주로 새벽에 방출돼 오전까지 공중에 떠다니므로 오전 6∼10시엔 집안 창으로 환기하지 않은 게 바람직하
메신저 피싱 며칠 전 점심 무렵 문자메시지가 왔다. 발신자 정보가 뜨지 않은 걸로 미뤄봐 내 폰 속 1만명 지인명단에 없는, 낯선 이임에 틀림없었다. ‘아빠 나 지금 휴대폰 고장 땜에 통화가 안되요∼ 문자보면 여기로 문자줘요∼’. 점심 약속시간에 쫓겨서 후다닥 ‘무슨 일이냐?’는 메시지를 보내려다가 뒤늦게 사기라는 걸 눈치 채고 메시지를 지웠다. 두 아들의 평소 처신 등을 유추해보건대 문자메시지 이전에 한번쯤 전화를 걸었을 법 한데 이를 건너뛴 것이 꺼림칙했다. 메신저 사기였던 거다. 그날 점심식사 자리에서 이 얘기를 꺼냈더니 일행
보행자 통행 우선권 저녁 여덟시쯤, 해가 길어졌다지만 사위는 이미 어둑어둑해진다. 초저녁인데도 아파트단지 이면도로 식당가는 술자리들로 질펀하다. 주당들이 몰고 온 차량이 식당 주변 도로변에 아무렇게나 주차돼 있다. 좁지 않은 도로지만 사람과 차들이 서로 교행하기가 위태위태하다. 중앙선 없는 도로라 오가는 차들이 어지럽게 빵빵거린다. 목청 높은 쪽이 통행 우선권이라도 쥔 듯. 한 시간 걷기로 이미 두 다리가 풀려버린 나의 비틀걸음 곁으로 승용차가 쏜 살 같이 지나간다. 때로는 어깨에 걸린 가방을 스치듯 아슬아슬하다. 자칫 힘 풀린 다
긴급 안전문자 화요일 출근길은 의외로 조용했다. 손에 든 우산에게 미안할 정도로 비도 그쳤다. 태풍급이라던 바람까지 잠잠했다. 먼저 핀 하얀 영산홍 꽃잎이 몇 장 길 위에 나뒹굴 뿐이다. 하얀 조팝나무 꽃은 미처 잠에서 덜 깼는지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있다. 간밤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침잠에서 깨자마자 스마트폰을 열어봤다. 긴급 안전문자들이 범람하고 있었다. 전날 밤부터 호들갑이었다. 제주,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예상되니 위험지역에서 대피하라는 ‘긴급 안전문자’를 보내왔다. 중앙정부의 경고에
집안 청소 일요일마다 아내의 집안청소에 동참한다. 아내가 먼저 벽이며 구석진 데의 먼지를 털어내고, 청소기로 바닥을 쓸어낸다. 뒤 이어 나는 물걸레를 밀대에 끼워서 안방이며 거실을 닦는다. 30분 남짓이면 끝나지만, 그래도 내 집이라서 그런지 허리를 구부려서 힘주어 밀대를 밀다보면 평소 잘 사용하지 않던 근육들이 뻑적지근하니 아프다. 매번 느끼지만 집안에 먼지가 참 많다는 거다. 평소 천식을 앓고 있는 아내가 매일 청소하면서 자주 환기를 하는데다, 거실에 들여다 놓은 식물들도 나름 먼지를 잡아먹는대서(?) 새 식구로 받아들인 거다.
"정좌처다반향초(靜坐處茶半香初) 묘용시수류화개(妙用時水流花開)"중국 북송때의 시인 산곡 황정견이 쓴 것으로 알려진 차시(茶詩)입니다. '다시'가 아니고 왜 '차시'로 읽냐구요? 다시(茶詩)를 '차시'로 읽는 까닭이 있습니다. 효당 최범술은 그의 책 라는 책에서 다(茶)를 '차'로 읽을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책제목도 다도가 아니라 차도입니다. 효당의 말이 일리가 있는 것이 우리는 다방(茶房)에 가서 “다 한 잔 주세요.” 라고 하지 않고, “차 한잔 주세요.”라고 말하잖아요? 효당이 쓴 책
무은(武殷)의 아들 귀산은 추항과 어릴 때부터 친한 벗이었다. 서로 말하기를, "우리가 훌륭한 사람과 더불어 어울려 마음을 바르게 하고 몸을 닦지 않으면 욕(辱)을 면(免)하지 못할 것이니 어찌 어진 이에게 배우지 아니하리오" 하였다. 그때 마침 원광법사(圓光法師) 가 수(隨)나라에 가 유학을 하고 돌아와 가실사(加悉寺)라는 절에 있으면서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그들은 그를 찾아뵙고, "우리가 어려 아는 바가 없아오니 평생의 경계가 되도록 한 말씀 주시기를 청원합니다." 하니 법사가 가로되, "부처님 경계는 보살계(菩薩戒)가 있
예를 들어 수행 평가 과제로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미술작품을 만들어야 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완성해야 할 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열정으로 만든 결과물을 저작자의 허락도 받지 않고 다른 사람이 마치 본인이 한 것 마냥 몰래 베껴간다면, 이를 저작권 침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저작권은 창작물을 만든 사람의 노력과 가치를 인정하고, 만든 사람, 즉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입니다.저작권은 저작 인격권과 저작 재산권으로 나누고, 저작 인격권은 저작물을 공중에 공개할 것인지 결정할 권리(공표권), 저
4월 23일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세계 책의 날)' 이다. 199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제정되었으며, '세계 책의 날' 제정을 계기로 유네스코는 독서 출판을 장려하고 저작권 제도를 통해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는 국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기념일은 독서와 저술 및 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저작권의 증진에 기여하면서, 책의 창조적, 산업적, 정책적, 국내적, 국제적 측면 등 다양한 면모를 끌어내는데 그 목적을 가지고 있다.날짜가 4월 23일로 결정된 것은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스페인 까딸루니아 지방
지구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 자연보호자들이 제정한 지구 환경보호의 날로, 매년 4월 22일이다.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한 날로, 유엔이 정한 세계환경의 날(6월 5일)과는 달리 순수 민간운동에서 출발했다. 이는 1970년 4월 22일 미국 위스콘신주의 '게이로드 넬슨' 상원의원이 앞서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원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환경문제에 관한 범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지구의 날' 을 주창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그리고 당시 하버드생이었던 '데니스 헤이즈'가 주도해
그녀는 60대 중반의 과부였습니다. 남편과는 사별하고 자식은 없다더군요. 부부가 같이 이북사람으로 친척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그녀를 '교수님'으로 불렀습니다. 그녀가 그렇게 불러주기를 원했다고 하더군요.- 소문에는 남편이 교수였다고도 하고, 자신이 교수였다고도 하고 -당시 근무하던 은행 지점의 vip 중의l vip였습니다. 은행에 약간의 예금을 예치해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은행 건너편 사거리 코너 자리에 제법 큰 4층 짜리 빌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은행에 올 때에는 일제 도요다 승용차를 기사가 몰고 왔습니다. 올 때마다 2~3개
발효커피 커피는 향이다. 코끝으로 파고드는 구수한 향은, 혀에 감기는 쓴맛을 까맣게 잊게 한다. 어디 나만 그리 느낄까. 에티오피아에서는, 비밀을 함부로 발설하지 말라는 뜻의 속담으로 ‘시장통에서 커피를 볶지 마라.’고 했을 정도다. 커피 향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금방 들키게 된다는 뜻일 게다. 프랑스 사상가 루소도 커피 향에 몸살을 않은 모양이다. 워낙 커피 향을 좋아했던 루소는 ‘집 근처에서 커피콩을 볶을 때면 서둘러 창을 열어 그 향기를 모두 받아들인다’고 했다니까. 커피는 당연히 생두를 볶아서 만드는 줄로 알았다. 자칭 ‘커
코로나 백신 4차 접종 통지 ‘안영하세요? 질병관리청에서 알려드립니다. ○○○님은 코로나 19 백신 4차 접종 대상으로서, 3차 접종 후 120일이 도래하면 4차 접종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2년여 간 내려졌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던 4월 18일, 내 벅찬 해방감에 찬물을 끼얹는 문자메시지를 방역 당국으로 받았다. 60세 이상 연령층 중에서 3차 접종한 지 120일이 지난 사람은 문자 메시지 받는 당일부터 4차 접종을 예약하라는 거였다. 나처럼 코로나 19 확진 이력이 있더라도 접종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무료 접종
꽃보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출근길 아파트 영산홍의 짙은 주홍빛에 이끌려서 카메라에 담았다. 연분홍 벚꽃파티가 끝나자마자 영산홍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아파트단지를 가득 채웠다. 지하철에 올라 카톡방을 들춰보다가 실없는 사람처럼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서산 목사 누님도 이 아침 나와 똑같은 마음이었을까. 막 꽃봉오리 터뜨리는 영산홍 사진을 단톡방에 올렸다. 집 근처 돌담에서 찍은 듯했다. 내가 화답이라도 하듯 우리 아파트 영산홍을 올렸더니, 목사님은 빨간 튤립이며, 분홍색 꽃잔디, 매발톱, 배롱나무 꽃 사진들을 잇달아서 올렸다. 서산의
엄마와의 꿈 속 해후 청천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엄마가 강에서 실종됐다는 거다. 며칠 째 쏟아진 폭우로 강물은 범람 직전이었고, 강은 거대한 바다 같았다. 산청의 경호강쯤인 듯했다. 어렴풋이 강 한 가운데서 누군가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어머니임을 알아차렸다. 지체 없이 강물에 뛰어들었다. 물살에 떠밀리는 몸의 균형을 잡느라 사력을 다했다. 어머니는 이미 기진맥진 상태였다. 강 복판에서 어머니를 껴안은 나는 강의 좌우 물살부터 살폈다. 깊고 물살이 센 산기슭 쪽을 피하고, 집들이 옹기종기 들어서 있는 평지 쪽으로
율마와 로즈마리 안개가 자욱했다. 어둠이 짙게 내리고 있었다. 길 좌우로 커다란 가로수들이 군대 열병식 하듯 늘어서 있었다.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였다. 거기가 언젠가 가족 여행길에 들렀던 담양이었는지. 어느 이름 모를 한적한 시골길이었는지 분간되지 않았다. 가로수의 꼭대기는 까마득했고, 길의 끝도 보이지 않았다. 안개 탓에 시선이 가로막혀서인지, 끝 모를 정도의 머나먼 길이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가로수는 때로 메타세쿼이아에서 버드나무로 돌변했다. 문득 나는 유년 고향 노루밭에서 학교 가는 길에 서 있었다. 봄이면 친
농약사고 며칠 전 고향선배로부터 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 그의 목수리가 평소와는 달랐다. 왠지 어색했고, 다소 어눌해 들리기까지 했다. “내가 가루농약을 뿌리고는 손을 제대로 씻지 않은 채 얼굴을 만졌더니 안면 마비증세가 옵니다. 지금 병원으로 가면 됩니까. 무슨 과로 가야할지요?” 상황이 다급했던지 그는 내 반응을 들을 새도 없이 속사포처럼 늘어놓았다. 어떤 농약인지 물었다. 봄을 맞아 텃밭 삼아 가꾸는 밭에 나무 꺾꽂이를 하고, 뿌리가 빨리 내리도록 하는 생장촉진제를 손으로 뿌린 모양이다. 그 손으로 얼굴을 닦았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