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을 하다보면…” 출근채비를 서두르는 나는 갑자기 텔레비전을 응시했다. 즐겨보는 ‘클래스e’라는 프로그램에서 박상미라는 학자가 ‘가족 상담소’라는 제목으로 강의하고 있었다. 부부싸움을 할 때 흔히 서로에게 쏘아대는 말이 있다, ‘도무지 말이 통해야지!’ 하는 거다, 한국 사람끼리 한국말을 해서 못 알아듣지도 않을 텐데도, 서로 상대의 섭섭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거다, 부부끼리 싸울 때 배우자가 화를 내면 ‘말이 안 통해!’ 하고 말하기보다는 ‘뭐가 섭섭해?’ 혹은 ‘내가 잘못한 게 뭔지 말해주면 고칠게!’ 하고 말하면 금방 화해할 수 있다,…. 강연자는, 평소 ‘사랑해!’라는 말을 자주 해주는 것보다 배우자가 싫어하는 말을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는 말로 그날 강의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당부 말이 내 귓전에 오래오래 머물렀다.

 

  부부싸움은 흔하다. 거시적인(?) 사안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싸움으로 이어지는 건 결코 아니다. 남들이 들으면 실소에 그칠 하찮은 일로 시작된 갈등이 “이혼해!” 하는 금도까지 넘어서기 부지기수다. 부부가 하는 싸움은 곧 화해하기 쉬움을 이르는 말로 흔히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한다지만, 이는 옛말일 뿐이다. 부부는 결코 일심동체가 아니다. 끊임없이 배려하지 않으면 우습지도 않은 일로 시작된 부부싸움이 수십 년 살아온 사이를 한순간에 갈라서게 만든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지 않게 “사랑해!”라고 속삭이기보다는 배우자의 심기를 좀 더 헤아리고, 싫어하는 언행을 자제하도록 해야겠다, 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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