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돌아보기] 시티 오브 조이(city of joy)

결코 꿈이 존재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인도 빈민가 'city of joy’, 그곳에서 피어나는 사랑, 희망의 감동적인 이야기. 영화 <시티 오브 조이>는 1945년 영국에서 태어나 〈The Killing Field(1984)〉로 데뷔, 1986년 〈Mission〉으로 칸영화제그랑프리를 수상한 롤랑조페 감독의 1992년작이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곁에 없지만 <더티 댄싱>, <사랑과 영혼> 등에서 남성적 매력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던 ‘패트릭 스웨이지’가 주연을 맡았다.

이야기는 수술 중 환자가 숨을 거두고, 그 사실에 의사로써 회의감을 느낀 의사 맥스가 무작정 인도로 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늦은 밤 맥스는 인도의 뒷골목에서 폭력에 휘둘리고 돈을 모두 빼앗긴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그가 깨어난 곳은 바로 인도 캘커타에서 가장 빈곤한 빈민굴, ‘city of joy’였다. 맥스는 그곳 진료소에서 함께 일하자는 ‘조안’을 처음엔 거절하지만, 여권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당분간 그녀를 도와 '그쁨의 도시'에서 지내기로 한다.

시골에서 가족들과 함께 캘터타에 올라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하는 하사리(Om puri). 하지만 첫날부터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해서 가지고 있던 돈을 몽땅 날리고, 가족들과 뒷골목에서 지내며, 도시의 삭막함에 자신을 잃어가던 중 마침내 '기쁨의 도시'에 정착하여 릭샤꾼으로 가족들과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아직도 카스트제도라는 신분차별이 엄연히 존재하는 인도에서 인간으로써의 마지막 존엄성조차도 무시되는 최하 빈민층들과 나병환자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 역설적이게도 그 빈민촌의 이름은 바로 '기쁨의 도시'였다.

하지만 마냥 열악하고 희망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을 것 같은 그곳에서 어느새 그들의 삶과 동화되어 그들에게 우정과 참된 인간애를 느끼게 되는 맥스, 그리고 맥스의 목숨을 구하면서 시작된 하사리와의 인연은 어느새 국경과 인종을 넘은 진정한 우정이 된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힘들고 어렵지언정, 희망과 사랑이 있었던 '기쁨의 도시'. 하지만 '기쁨의 도시'를 관리하던 인도 대부 조직의 부당한 임대료와 보호료의 인상과 착취가 심해지고, 맥스와 하사리, 그리고 기쁨의 도시가 삶의 터전이었던 주민들도 거기에 대항하기 시작하면서 '기쁨의 도시'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려들기 시작한다.

가난과 횡포의 역경속에서 몇번의 좌절과 고통을 겪는 맥스와 하사리. 하지만 결국 그 역경을 극복하고 맥스는 참된 인생의 의미를 찾게 되고 하사리는 부당한 횡포를 일삼던 아쇼카를 물리치고 마침내 딸의 결혼식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짓는다.

처음 이 영화를 봤던 건, 수능시험을 치른 직후였다. 지금은 아득한 옛이야기, 눈을 씻고봐도 찾기 힘든 비디오 대여점이 성황을 이루던 1997년 어느 겨울, 영화에 빠져 하루에도 몇편씩 밤을 새워 보던 그 겨울, 그렇게 우연히 이 영화를 보았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최고의 영화로 꼽는 건 그만큼 그들이 받았던 감동과 울림을 잊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부잣집 남자와 사랑하는 딸아이의 결혼 지참김을 마련하기 위해 힘든 릭샤일도 모자라, 자신의 피를 팔아 돈을 마련했던 하사리. 그리고 그 딸이 마침내 결혼하는 날, 상처가 벌어져 피를 흘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맥스와 함께 조용하고 쓸쓸하게 퇴장하는 하사리. 그리고 하사리와 맥스가 함께 ‘시티 오브 조이’의 길을 걸어가며 하사리가 맥스에게 던지는 한마디.

'세상이 왜 이리 힘든 걸까요?.....'

그것은 자신의 일생을 회고하면서 자기 여식을 시집보내고 난 후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세상에 뱉어내는 탄식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맥스는 이렇게 답을 한다.

'사는 게 다 그렇지요'

아주 쉬운 하지만 그간의 주인공의 인생여정을 담담히 보여준 영화. 135분 동안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이 말이 참 가슴속 깊이 울릴 것이다.

그리고 결혼식의 축제 같은 분위기가 클로즈다운 되면서 하사리가 남긴 또 다른 한마디, ‘All that is not given is lost(고난 속에 기쁨이 있다)’.

결국 이들은 세상 가장 힘든 곳에 내던져졌지만, 그곳에서 기쁨과 꿈을 꿀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네 인생 역시 더 빛나는 것이 아닐까? ‘세상이 왜 이리 힘들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 그 영화가 바로 ‘시티 오브 조이(City of jo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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