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간호서비스 도입으로 환자 만족도 향상...병원 자율참여를 이끌어 내는 게 성공 정착의 열쇠

#3교대 근무가 이뤄지는 온종합병원의 교대시간, 도대체가 환자보다 간호사 수가 더 많아 보인다. 바삐 병실을 돌며 환자간호에 여념이 없는 간호사와 업무인수인계를 하는 간호사들로 북적되는 병동에는 가운을 입은 간호사들로 넘쳐나고 있다. 간호사스테이션은 보통 병동의 중앙에 하나씩 있지만 이 곳은 복도 곳곳에 위치하여 환자들을 좀 더 가까이, 신속하게 살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다른 곳과 달라 보인다.

 

#병동 간호사실에 호출기가 울린다. 호출은 받은 간호사는 즉시 환자의 병실로 향한다. 병실로 들어서자 환자들 외에는 보호자나 간병인들이 보이질 않는다. 간호사는 호출을 한 환자에게 다가가 상태를 확인하고 요구사항을 들어준다.

 

위 사례는 포괄간호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온종합병원의 모습이다.

 

정부와 보건복지부는 3대비급여 척결의 일환으로 국민들의 간병비 부담을 줄이고자 작년부터 ‘보호자없는병원(이후 포괄간호서비스로 명칭 변경)’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2014년 7월부터 1차 전국 13개 병원을 시작으로 2015년 3월부터는 2차 20개 공공병원으로 확대하여 시범운영하고 있다.

 

포괄간호서비스란 간호사(또는 간호보조인력)가 입원환자에 대해 모든 간호서비스를 24시간 전담하도록 하여 개인적인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필요 없이 편안하게 입원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현재 시범사업은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이용을 할 수 있어 호응이 좋은 편이다.

 

가족중에 누군가 중병에 걸려 입원하게 되면 나머지 가족은 간병으로 인해 생계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으면 한달에 수백만원의 비싼 개인 간병인을 고용해야 한다. 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포괄간호서비스를 이용해본 환자의 호응은 크다. 시범사업 초기부터 참여해온 온종합병원은 현재 2개 병동 127병상을 운영해오고 있다. 2개 병동은 각각 외과계와 내과계로 구분되며 진료과목에 따라 숙련된 간호사의 전문간호가 이뤄지도록 한다.

 

“간호사 수를 늘려 모든 간호 수행이 가능해졌습니다. 환자와 서로 대화하고 작은 것까지 챙겨주니 친밀감도 높아지고 서로 오해는 줄어들어요. 보호자들의 출입이 적으니 환자는 보다 조용하고 안정적인 병실생활을 할 수 있고 병원감염관리도 용이해져 병실 환경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시범병동을 책임지고 있는 수간호사의 말이다. 간호사들은 수술 전후 간호, 투약 간호, 영양·위생·배설 간호 등의 기본간호와 함께 자가 간호 증진을 위한 모든 간호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시범사업 도입당시에는 반대의견도 많았다.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간호인력 수급문제와 간호사들의 과중한 업무가 예상된다는 것. “다른 병동보다 업무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력충원, 시설개선 등 하나씩 문제를 풀어가면서 해결되어 갈 것으로 보이며 다른 병동과는 다른 환자와의 신뢰감, 가족 같은 관계설정 등으로 간호사 구성원들이 만족하고 일해나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시범병동 수간호사는 힘든 만큼 간호사들이 느끼는 보람도 크다고 덧붙였다.

 

간호사들이 최선을 다하는 만큼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시범병동을 이용해본 한 환자는 포괄간호서비스병동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부담을 덜 수 있고, 다른 병동에 입원했다면 가족 중 누군가가 직장을 포기하고 간병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부담을 덜었다는 것이다. 면회객들도 “가족이 없거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 (포괄간호서비스)가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포괄간호서비스를 시행하는 병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포괄간호서비스 제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내년부터 포괄간호서비스를 건강보험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정식수가화를 통해 병원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환자는 최소한의 부담으로 포괄간호서비스를 이용하고 병원은 수익상승요인 제공으로 확대시켜 나간다고 하는데 잘 정착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강성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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