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의사의 전공부터 마취과 협진, 응급상황 대처시스템까지 꼼꼼히 챙겨봐야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수술을 받은 여대생이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그제 밤 11시쯤 서울 서초동 소재 한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수술을 받은 21살 정 모 씨가 4시간에 걸친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로 옮겨진 뒤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숨졌다. 경찰은 해당 병원에서 진료 기록 등을 넘겨 받아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른 성형수술 사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케이블TV를 통해 ‘렛미인’, ‘미스에이전트’, ‘도전 신데렐라’ 같은 일반인을 성형 시켜주는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이 홍수다.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채널마다 새로운 기획으로 다시 성형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거나 방영예정에 있다. 또한 성형수술 사고나 부작용에 대한 보도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능이 끝난 예비 대학생들과 겨울방학에 들어간 대학생, 연말 연휴를 맞아 성형수술을 예정한 직장인까지 성형외과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안면윤곽수술은 흔히 얼굴 뼈 모양을 변형시켜서 얼굴형을 바꾸는 수술로 사각턱축소수술 이외에도 광대뼈 축소술, 턱 끝 성형술, 이마 성형술 등이 포함된다. 대부분의 턱수술은 저작기능 등 다양한 악관절 기능을 고려해야하는 고난위도의 수술이므로 구강악안면외과에서 담당한다. 또한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일주일 이상의 입원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되도록 구강악안면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의 전문의가 함께 상주하는 곳에서 수술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온 종합병원 양악센터 김종렬 치과원장은 “안면윤곽수술의 수술부위인 아래턱뼈는 안쪽에 아랫입술과 치아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이 지나가기 때문에 만일 수술 중 이 신경에 손상이 가면 아랫입술이나 치아에 감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따라서 턱얼굴 수술을 결정할 때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을 선택하는 것이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한다.

 

양악수술뿐만 아니라 안전한 성형수술을 위해서는 성형수술 전 자신이 어떤 의사에게 수술 받는지, 그 수술에는 의사의 어떤 전공 지식이 필요한지 확인해보아야 한다. 의료법상 의사는 전공과목과 무관하게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모든 진료과를 시술할 수 있으므로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미용성형을 시술이 가능하다. 따라서 담당 의사의 전공과목, 수술 경력, 주요 시술분야에 대해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다. 성형외과 전문의 여부는 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성형코리아(www.prskorea.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 종합병원 미용성형센터 임광열 소장(성형외과 전문의)은 “전신마취를 하는 수술의 경우 전문 마취과 의료진이 있는지, 협력시스템은 잘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술실이나 진료 환경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응급처치 및 치료 등이 가능한 곳인지, 심장내과 등 다른 진료과의 협진이 가능한지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 “블로그나 포털에 게재된 시술 후기나 추천 글 중에는 상업광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에 쉽게 현혹되지 않도록 꼼꼼히 살피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미용목적의 성형수술은 국민건강보험 적용대상이 아니므로 수술비용을 사전에 꼼꼼히 확인할 것과 수술 예약금을 지불한 후 소비자의 사정으로 수술을 취소하는 경우 환급이 쉽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수술에 앞서 환자는 의사에게 본인의 상태를 충분히 고지해야 한다.

 

특히 최근들어 중장년층의 성형수술이 늘고 있어 심혈관계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더욱 자신의 건강상태를 사전에 확인하고 성형수술 중 문제가 없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뿐만아니라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는 고등학생이나 예비 대학생들의 경우에도 성형수술이 자신의 성장과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술인지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수술의 효과나 부작용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해서 의사에게 충분한 설명을 요구할 필요도 있다. 또 성형수술을 받은 후 부작용, 염증, 통증, 코 등에 삽입된 이물질 이탈 등의 이상증상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즉시 해당 병원을 방문하여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의료분쟁에 대비하여 환자 스스로 수술 전, 후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하여 보관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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