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 박사가 만난 사람 <가톨릭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정근 대한결핵협회장은 지난 12월, 크리스마스 씰을 증정하기 위해 우리나라 종교계의 큰 어른이자 가톨릭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만났다.

 

천주교와 협회와의 인연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협회는 1991년부터 희망의 집, 보금자리, 대구요양원 등 가톨릭결핵사업연합회 소속 결핵환자 입소 자활시설을 지원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매년 서울대교구장에 그 해 발행된 크리스마스 씰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져 왔다. 고 김수환 추기경, 정진석 추기경 등도 빈자의 질병인 결핵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매년 협회의 활동을 격려하곤 했다.

 

정근 회장) 귀한 시간 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협회가 매년 가톨릭결핵사업연합회와 함께 복지사업을 함께하고 있고, 특히 올해 복십자대상을 심상태 신부님께서 수상하시는 등 천주교와 인연이 깊었던 한 해인 것 같습니다.

 

염수정 추기경) 양평 용문에 있는 희망의 집을 가본 적이 있습니다. 요즘 결핵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개인적으로 결핵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이러한 자리가 마련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정근 회장) 결핵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 폭이 정체상태에 있습니다. 또 외국인근로자 유입이나 북한 이탈주민 등 우리나라 결핵이 문제가 되는 요인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30년까지 국가가 결핵을 퇴치하겠다는 목표 하에 강력히 대처하고 있고, 협회는 소외된 사각지대 결핵퇴치를 위해 애쓰고 있는 만큼 상황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염수정 추기경) 북한 이탈주민들 중 다제내성 환자가 많습니까? 북한 다제내성 결핵을 위해 신부님들이 돕고 있습니다. 북한 결핵환자가 10% 이상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정근 회장) 공식적으로 발표된 숫자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며, 다제내성결핵은 북한결핵문제의 큰 장애물입니다. 통일 이후 남한 인구 감염문제도 지금 시점에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염수정 추기경) 우리나라에 북한 이탈주민이 1만8천 명 정도 되니까 결국 북한의 결핵 문제도 우리의 문제입니다. 질병엔 국경이 없거든요. 가난한 국가도 따로 없고 경계선이 없는데, 결핵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정근 회장) 추기경님께서 결핵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염수정 추기경) 저희도 여러 경로를 통해 이야기를 듣는데, 결핵 문제를 위해서 각계에서 뜻을 모으고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하다는 생각입니다.

 

정근 회장) 현재 가톨릭에서도 그렇고, 유진벨이라는 단체에서 북한 결핵환자를 돕는 일을 하고 있는데, 협회가 저희들이 북한과 정부에 제안한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결핵을 지원하자 하는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시스템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어려움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개성공단이 열려 있으니 결핵연구센터를 세워 결핵균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염수정 추기경) 회장님이 개성에서 좀 계시지 않았습니까?

 

정근 회장) 예. 개성에서 한 8년 있었습니다. 북한과 보건의료계와 소통이 잘 되고 있습니다. 연합체를 구성하고 결핵연구소가 생긴다면 장기적으로 북한 결핵관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재 남북관계가 좋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추진이 쉽지는 않습니다.

 

염수정 추기경) 남북관계를 떠나 사람에게 초첨을 맞춰야 합니다.

 

정근 회장) 결핵으로 죽는 사람이 많습니다. 남한만도 한 해 2,300명이 사망하고 3만여 명이 새롭게 환자가 됩니다. 북한은 열배가 넘지 않나 추측하고 있습니다. 또 남한 전 인구의 1/3이 잠복결핵상태이니, 잠재적 발생 가능성도 큽니다.

 

염수정 추기경) 내성이 있는 균이 우리에게 감염될 수 있는데, 그게 큰 문제이죠. 처음부터 치료가 잘 되지 않는 난치성 결핵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 옮길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정근 회장) 북한에는 결핵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서 지금도 협회에 검체를 가지고 오면 검사를 해서 결과를 보내줍니다. 협회의 기술과 전문성을 갖고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염수정 추기경)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에 대해 좀 많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전염병이기 때문에 걸린 사람 한 사람이 아니라 가족 전체, 접촉하는 모든 사람의 문제가 될 수 있는 거지요.

 

정근 회장) 앞으로 더 많은 협력과 교류가 필요할 것입니다. 결핵도 그 때를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염수정 추기경) 결국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해요. 보금자리, 희망의집, 대구요양원 같은 시설에 협회에서 많을 도움을 주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정근 회장) 가톨릭결핵사업연합회 산하 8개 시설에 크리스마스 씰 모금액으로 지금까지 30억여 원을 지원했습니다. 가톨릭에서도 매년 많은 분들이 크리스마스 씰 모금에 참여해주시니, 저희로서는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받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정근 회장과 염수정 추기경은 크리스마스 씰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올해의 씰은 예쁜 디자인으로 많은 호응을 얻을 것 같다는 염 추기경의 언급에, 2014년 세계 크리스마스 씰 콘테스트에서 2위를 한 사실을 알리는 등 훈훈한 대화가 이어졌다.

 

염수정 추기경은 “결핵은 우리가 못 살던 시절에 아주 흔한 질병이었는데, 이렇게 잘 살게 된 시대에도 결핵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며 “대한결핵협회가 우리나라 결핵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해줄 것”을 요청하고 정근 회장 또한 지속적인 사업 지원을 통해 인연을 소중히 이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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