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침 누군가 정근 박사를 급히 찾았다. 몽골사람 둘이다. 모자 사이였다. 어머니 다리마 씨는 1968년생으로 우리나이로 마흔여섯 살, 아들 치메 군은 우리나라로 유학 와 현재 부경대 4학년에 재학 중이란다.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아들이 어머니를 통역했다. 다리마 씨가 심장에 이상이 생겨 정밀검사를 위해 우리나라에 왔던 것. 그녀의 한국행을 도운 이는 정근안과병원 송부근 검안부장(안경사)과 유진안경 이상호 대표다. 이들이 소속된 부산진구 안경사회는 8년 전부터 해마다 몽골에서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몽골의 수도 올라바토르시 소재 학교를 찾아가서 시력이 나빠진 학생들과 지역 어르신들에게 안경과 콘택트렌즈를 기증해왔다.

부산의 안경사들이 한해도 거르지 않고 봉사를 위해 몽골을 드나들다보니 현지인들과의 인맥도 쌓여갔다. 덩달아서 국내에서 생활하는 몽골 유학생들과의 교류도 활발해졌다. 치메 군도 그렇게 해서 안경사들과 가까워졌다. 이러다보니 친해진 유학생들 중 몇몇이 자신의 모교에도 도움을 줄 것을 안경사회에 요청해온다고 한다. 안경사회는 지금 해마다 두 차례씩 몽골에 있는 학교 3곳에 안경 등을 후원하고 있다. 다가오는 10월초 몽골 방문을 준비하고 있던 지난 7월초 안경사회는 몽골 유학생으로부터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다. 부경대 유학생인 치메 군의 어머니가 극심한 가슴통증으로 몽골 현지 병원에서 심장이상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치메 군 가족들은 몽골병원의 진단만으로는 수술결정을 내릴 수 없어 한국에서 정밀검사를 받기 원했고, 이에 안경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던 모양이다. 병원비용만도 수백만 원에 달해 치메 군의 집안사정으로 감당할 수 없자 안경사회에서는 정근안과병원 정근 병원장에게 다리마 씨의 사정을 얘기하며 진료비 할인을 요청했다. 평소 중국 우루무치, 베트남, 네팔, 미얀마 등 가난한 아시아국가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쳐온 정근 박사는 안경사회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CAG(관상동맥조영술) 결과, 다리마 씨는 정상으로 확인됐다. 자칫 수술할 뻔했던 다리마 씨 모자는 안경사회와 정근 박사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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