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미세갑상선암은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서서히 진행되며 원격전이도 잘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40%에서는 주변 림프절로 전이가 되며 20%에서 주변조직으로 침윤을 일으키며 1%에서 폐, 뼈 뇌 등으로의 원격전이를 동반한다. 림프절 전이가 된 환자의 경우 수술 후 국소 재발율이 20%에 이르나 림프절 전이가 없었던 초기 갑상선암은 재발율이 1%에 불과해 20배의 차이를 보인다.


갑상선암 재발로 인한 재수술은 후두신경 손상, 부갑상선 손상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경험 많은 외과의사라 하더라도 수술을 꺼릴만큼 고역이다. 또한 일부의 유두상암은 장기간 방치할 경우 암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미분화암으로 변형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의학수준으로 어떤 환자의 미세유두상암이 전이도 일으키지 않고 주변 조직으로의 침윤도 하지 않는 온순한 암인지 혹은 전이를 일으키는 진행성 암인지 구별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갑상선수술 후 알게되는 병리조직검사 보고서를 통해서도 예후를 예측하지 못하는 수준인데 아물며 수술을 하지 않고 단지 초음파검사나 세침흡인 검사로 암의 공격성 정도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최근 BRAF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암의 공격성 여부를 예측하려는 시도가 많이 연구되었으나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든 질병은 조기진단 및 조기 치료가 최선의 예방이다.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 여러 성인질환도 조기진단 및 조기치료를 권하는 상황이다.


갑상선암도 예외는 아니다. 갑상선암도 유두상암만 예후가 좋을뿐 나머지 여포성암, 수질암, 미분화 암등은 예후가 좋지않다. 그 중 미분화암은 평균 생존율이 6개월정도 밖에 안될 정도로 치명적이다. 조기검진을 하지않고 만져질때 까지 기다리라는 주장을 어찌 쉽게 할 수 있는가?


한 사람의 생명도 소중한 것이거늘 하물며 늦은 진단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가라는 것은 전문가로서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


최근 갑상선내분비외과 학회에서는 갑상선 암환자를 위한 위로 음악회를 모 언론사와 공동으로 진행한 적이 있었다. 당시 초청 성악가 중 한명은 여러 방송에서도 많이 소개된 갑상선암을 수술 받은 꽤 유명한 분이었다. 그 성악가의 목소리는 우리나라에서 30년에 한명 나올만한 정도의 탁월했고 젊은 시절 유럽에서 잘 나가던 상황이었다.

 

목에 혹이 만져지고 목소리가 갈라져 병원을 찾았을때 이미 갑상선암이 성대신경을 침범해 수술 당시 성대신경을 절제해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 당시 그 수술을 집도한 독일의사는 조금만 더 일찍 왔었어도 이지경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다.

 

성악가로서 성대신경의 손상이란 청천벽력이자 좌절이었고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극한 상황에 몰렸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귀국하여 절망속에 살아가던 중 성대복원수술을 받고 어느정도 소리가 나자 피나는 노력을 통해 성악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도 고음처리가 어렵고 쉰 목소리는 여전하였지만 너무나 감동적이라 가슴이 아팠다. 이러한 사람이 앞으로는 더 이상 없어야 하지 않을까.


21세기 첨단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초음파가 없었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일부 갑상선암 비 전문가들의 주장에 환자들이 현혹되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다. <박해린 차의과대 강남차병원 외과교수(대한갑상선 내분비외과학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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