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건강인 - 부산건강대학 홍보부장 이성춘(남, 86세)

누구나 살아가면서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건강한 삶이란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며칠 전에 한동희 노인생활과학연구소장이 일본 야마구찌대학 국제문화부 교수로 재직 중인 김혜원 교수를 동행하여 산건강대학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것은 일본인 85세 이상 남녀의 건강상태 및 생활하는 모습을 한국인과 비교하기 위해서였다. 그 때 건강한 남녀 노인을 각 1명씩 추천하여 인터뷰하게 되었을 때 부산건강대학에서는 ‘활기찬 노인의 삶’을 사는 사람으로 김필호여사와 함께 86세의 이성춘씨를 추천했다.

 

이성춘씨는 부산건강대학 4기를 수료하신 분으로 첫인상은 몸집이 비만하고 걸음걸이도 좀 둔해 보이는 것 같았다. 부산시내에는 여러 대학에서 운영하는 실버대학이 있으며 규모가 큰 실버대학으로는 부산대학교의 경헌실버, 신라대학교의 신라시니어, 경성대학교의 경성골드에이지, 고신대실버대학, 노인지도자대학 등 크고 작은 수십 개의 실버대학이 존재하지만 명실공히 의료강좌와 건강강좌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은 사단법인 부산건강대학이 유일하다. 이성춘씨도 부산대학교에서 경헌실버를 수료하고 동창

회 활동을 통해 기념촬영 봉사를 하신 분이며 그 경험을 살려서 부산건강대학에 입학한 날부터 지금까지 전속사진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부산건강대학 수업은 매주 토요일 9~12시까지 진행하며 총 10주 과정인데 현장에서 강의하는 의사선생님과 대학교수님들을 촬영하거나 동기들의 수업장면을 일일이 카메라에 담아서 건강대학 카페에 올리는 열정을 발휘하셨던 것이다. 현재, 건강대학 19기까지의 수업장면과 10개 동아리활동 및 합동등산, 주말농장, 교내외 각종 행사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자료의 대략 70퍼센트 이상 이성춘씨가 촬영한 것이라고 믿으면 틀림없을 것이다. 건강대학의 역사를 자료로 남기신 분이기에 작년에 그분의 공로를 높이 기리기 위해서 홍보부장으로 위촉했다. 그리고 카페운영자로 노력한 공로를 높이 평가하여 감사장도 전달하였다.

 

때로는 일부 사람들이 건강대학에서 자원 봉사하는 것을 시간낭비라고 말하거나 쑥덕공론을 일삼았지만 거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초지일관 봉사한 것은 그분의 신념이 강하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집에서 편하게 휴식하는 것이야말로 성인병을 초래하고 단명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서인데 그가 봉사를 실천함으로 해서 오랜 지병인 무릎통증도 사라지고 체중도 감량되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이성춘씨의 집안은 봉사하는 유전자가 있는 혈통을 지니고 있다. 현재 그 분의 남동생도 건강대학 5기를 수료하고 산행대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그분이 살아 온 내력을 인터뷰하였기에 여기서 소개한다.

 

그는 이북이 고향이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만주로 가서 5년간 생활하였으며 외삼촌이 거주하는 북경에서도 5년간 생활하던 중 해방을 맞이하여 남한으로 내려와서 육군에 입대하고 10년간 현역으로 복무하는 동안 상무대 통신실장을 역임하였다. 통신장교로 근무하면서 카메라를 잡게 된 인연이 지금까지 카메라와 동행하게 되었으며 우연하게도 미군부대에서 군수물자를 취급하는 사업자를 알게 된 것이 순수한 고무제품으로 제조하는 수경공장을 설립하게 되었다. 초창기 수경제조 기술을 배우고 익히기 위하여 일본서적을 구입해서 밤낮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에 고무재료의 배합원리를 터득하게 되었으며 오늘날 그의 생업이 되었던 것이니 자신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실이라고 여겨진다. 지금도 수경제조공장은 이성춘씨가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막내아들과 넷째 사위가 중역으로 사업을 돕고 있다. 그는 현재 최신형 고급카메라를 6대 보유하고 있으며 중견사진작가로서 10년 이상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어쩌면 군대생활에서 통신병과를 받은 것이 오늘날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이성춘씨가 남긴 덕담 몇 가지를 소개한다. 자신이 우연히 밖에서 들은 얘긴데, 아내가 항상 남편을 칭찬하고 감사한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부터 언제 어디를 갈지라도 양심에 가책을 느끼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또한 손주들과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손주들과 어울려서 지내는 것이 젊어지는 비결이라고 일러주었다. 그는 현재 성결교회 명예장로로 재직하고 있으며 검소한 생활을 즐기는 것이 최고의 낙이라고 말하였다. 이성춘씨는 술과 담배를 일절 하지 않으며 당당한 노인의 모습으로 청교도적인 생활을 솔선수범하지만 그것이 바람직한 삶이라고 강조하기에 앞서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삶을 뒤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ONNews 오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