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중학교 2학년 이도경, 그린닥터스 필리핀 세부 의료봉사 참가기

처음, 이번 봉사를 가겠다고 결심했을 때는 그저 더운 여름에 엄마와 같이 다른 나라에서 같이 지낼 수 있고,  봉사시간도 채울 수 있고, 또 외국에서 1주일정도를 지내고 온다는 들뜬 마음으로 아무 생각 없이 가겠다고 신청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진심으로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출발 시간이 다가오면서 봉사단에 함께 참가해서 나이도 가장 어린 내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고, 짐을 싸면서 ‘우와, 진짜 가서 아무 도움도 못되고 선생님들 사이에서 내가 오히려 도움이 필요한 아이가 되면 어떡하지’ 하며 가서 무엇을 하게 될 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일할까 하는 생각에 늦게까지 잠도 자지 못했다.

 드디어 코르도바에 있는 한 체육관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는데, 제가 해야 할 일은 코르드바 주민들이 오면 그 분들께 번호표를 나눠주고 줄을 세우고, 순서가 되면 그분들을 진료하시는 선생님께로 안내해 드리는 것이다. 체육관 안으로 현지 주민들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제가 번호표를 나눠주고, 줄을 세워야 할 순간이 오자, 제 마음이 쿵쾅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잠시 머쓱하기도 해서 어떡하지 하며 영어로 뭐라고 말할까 하는 고민과 동시에 평소 영어공부를 좀 더 해 놓을 걸 하는 후회가 잠시 들었다. 많이 당황해서 버벅거리고 실수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신 분들이 웃어주셔서 저도 침착하게 다시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봉사를 마치고 피곤한 저녁에 오늘 있었던 일을 다시 생각해 보면서, ‘내가 왜 그렇게 가슴뛰며 긴장했지?‘ 라는 생각과 현지 주민들의 이런 저런 표정들이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갔다. 내가 직접 의료상담을 해주고 약을 준비해 줄 수도, 많은 의료품들을 옮길 힘도 없었지만 아픈 현지 주민들을 대신해서 다른방법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다음 날은 그 전날보다 환자 분들이 더 많이 왔고, 나의 임무도 쉽지 않았지만, 정말 보람이었습니다. 해외봉사가 처음이라 일을 어리숙하게 해도 항상 격려해 주시고 챙겨주시는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아무 조건없이 알지 못하는 이웃을 도우시려 오신 선생님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나도 여기서 본 선생님들처럼, ‘도와주세요’ 하는 요청에 반응하며 도움의 손길을 내어주는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

정말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고 재밌었고 아쉽기만 한 나의 봉사체험, 중2 일기장에 기록되어 항상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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