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봉사단 총무 나홍자

30여년 동안 사회생활 을 해오면서도 ‘봉사활동’은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많을 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변명을 하자면 아무래도 아이들을 키우고 가정을 돌보는 데에만 신경 쓰느라 나 자신 조차 잊어버리고 살아왔던 것이다.

어느새 정신차려보니 애들은 이미 나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기 는 커녕 나를 걱정하는 온전한 성인이 되어 있었다. 사회적으로도 나는 그저 50대 평범한 아줌마에 지나지 않았다. 비록 겉으로 보이는 나는 나이가 들고 약해진, 작은 존재일지 몰라도 마음은 아직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제서 야 외부요소들에 시간과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어, 앞으로는 나를 위해서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건강대학을 알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온 종합병원 봉사단에 가입하여 부끄럽지만 난생처음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15개월 남짓 지나면서 깨달은 것은 ‘봉사’라는 것은 아주 거창한 형식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그저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라는 생각으로 즐겁게 에너지를 소비하는 좋은 일 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봉사하러 왔다가 오히려 더 많은 좋은 기운들을 받아가는 것 같아 감사하다.

봉사활동 하기 이전의 나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이제는 좀 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쁘고, 작지만 나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꾸준히 온 봉사단으로서 활동을 이어 나가고싶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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