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산모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병에 대해 병원은 자체 조사를 벌였고 사망 원인이 어느 정도 좁혀진 다음에야 이를 정부에 알렸다. 늦었지만 정부는 역학 조사를 실시했고 4개월만에 산모 연쇄사망 사건의 병명이 폐질환이며, 원인은 ‘가습기 살균제’라고 밝혔다.

 

손쉽게 구입해 사용하던 공산품의 유해성 소식에 여론이 들끓었고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의 사용 자제와 판매 중단, 회수 권고를 내려 11월에는 인체 독성을 공식 확인 발표했다. 가습기 살균제는 1997년 한국에서 최초 출시돼 2011년 사실상 판매가 중단되기까지 약 20여 종이 연간 약 60만 개(20억 원) 정도 판매됐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지 3년이 지났지만 당시의 공포와 아픔은 여전하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가 판매중단된 지금도 그날의 공포로 가습기를 켜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겨울은 가까워오고 건조한 실내공기를 조절해줄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걸까? 가습기보다 더 안전하고 건강한 습도조절 방법을 알아보자.

 

가장 흔한 방법은 빨래나 젖은 수건을 집안에 널어두는 것이다. 실제 국내 한 대기업의 최신 가습기 제품 홍보 문구에 이런 말이 있다. ‘옛날 어머님이 빨래를 널어 방안 습도를 조절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집안 구석구석 자연스러운 가습을 원한다면 빨래를 널어놓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까? 만약 실내 난방을 하고 있는 경우라면, 빨래도 보송보송하게 빨리 말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어항이나 수경 식물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물이 담긴 어항이나 수경 식물을 이용해 실내 습도를 높일 수 있다. 일반 화분이나 공기 정화 식물을 활용해도 좋다. 가습 효과가 뛰어난 식물로는 장미허브, 제라늄, 애플민트 등의 허브류와 마삭줄, 행운목, 베고니아 등의 관엽류, 이끼류 등이 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자연 체험 효과와 함께 정서 함양에도 도움이 된다. 실내용 미니 분수를 활용할 수도 있다.

 

그외에도 젖은 숯이나 솔방울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젖은 숯은 천연 가습기 역할을 한다. 먼저 숯을 흐르는 물에 살짝 씻어 먼지를 제거한 뒤 그늘에서 하루 정도 말린다. 그릇에 물을 떠 숯을 담가두면 습도 조절과 향균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솔방울의 경우 깨끗하게 씻어 1시간 정도 물에 담가놓으면, 솔방울이 물을 머금어 꽃봉오리처럼 오므라드는데 솔방울을 집안 곳곳에 놓아두면 물이 증발하면서 가습 기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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