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발병률 세계 4위, 육류 위주 서구화된 식생활 변화가 큰 원인

디자이너 앙드레 김,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 작곡가 이영훈 그리고 3인의 탤런트 김자옥ㆍ김승환ㆍ남궁원. 전혀 관계가 없어보이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대장암’이다. 앞선 세 사람은 대장암으로 투병하다 유명을 달리했고, 나머지 셋은 조기에 발견해 재기에 성공한 바 있다.

대장암은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이 원인이 된다고 해 ‘선진국병’이라 불리지만 더 이상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신선한 채소 등 고섬유질의 음식을 섭취하는 한편 과다한 동물성 지방질 섭취를 피하고 위험 나이가 되면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0년 국가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암 발생자 17만8816명 가운데 대장암 환자 수는 12.7%로 위암-갑상선암에 이은 3위다. 2000년 대비 2005년 40% 증가했고 2008년에는 환자수가 다시 48% 늘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우리나의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 4위다.

대장암은 대장 점막 상피세포가 증식해 용종(폴립)이 되고, 이중 일부가 암성 변화를 일으켜 암이 된다. 대장암에 걸리면 대변이 검정색을 띠고 빈혈, 전신 쇠약을 느끼게 된다. 대변 보기가 힘들고 시원하지 않으며 항문과 왼쪽 배가 아프다. 대변은 연필같이 가늘고 곱이나 점액, 피 등이 섞여 나오기도 한다.

원인은 크게 유전적 요인과 식생활 습관이 꼽힌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유창식 병원장은 “15∼20%는 유전적 소인과 관계가 있으며 이중 5%는 명확히 유전(가족력)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외 비만ㆍ흡연ㆍ음주ㆍ운동부족ㆍ부족한 섬유소 섭취ㆍ고지방 등 식이요인 및 만성 궤양성 대장염, 만성 염증성 질병이 있을 경우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대장암은 지방과 육류 소비를 많이 할수록 발생률이 높아지고, 국가별 육류 소비량과 대장암 발생률도 대체로 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육류 소비량이 현저히 느는 등 식생활이 변하면서 대장암 위험이 그만큼 높아졌다. 주로 적색고기와 가공육이 대장암 발생에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태우거나 튀긴 음식, 훈제 음식 등도 주요 발암물질이다.

유 원장은 “식이 요인은 대장암 발생의 위험인자지만 아직 많은 부분에서 확실한 연관관계가 밝혀지지는 않았다”면서도 “서양처럼 섬유소의 섭취가 적고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가 높으며, 설탕과 같이 정제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위험인자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생활습관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미국외과의사협회 및 국립암센터에서는 매일 30분 이상(주당 15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금연과 절주(하루 30g이하)는 필수다. 대장암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매년 대변검사를 해 대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변은 장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잣대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변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인다. 혈변이나 흑변, 점액이 많거나 잦은 설사, 변이 가늘게 나오는 등 배변 습관에 변화가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는다. 50세가 되면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작하고 이후 5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다.

유 원장은 “조기 암인 경우 수술을 하지 않고 내시경으로 암을 제거할 수도 있다”며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60∼70% 정도 완치가 되므로, 규칙적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장암 예방과 완치를 위해 지켜야 할 5가지 생활수칙>

 

출처: 대장항문학회

 

1. 50세 이상 5년에 한 번 반드시 대장 내시경 검사

2. 하루 최소 200g 이상의 채소와 과일 섭취

3. 일주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운동

4. 배변습관 및 변에 대한 관심

5. 담당 의사, 가족과의 신뢰와 파트너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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