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벡스코 '2014 ITU전권회의‘ 해프닝, 간과할 수 없어

전 세계가 에볼라바이러스 공포로 비상인 가운데 나이지리아 등 바이러스 발생국 참가자가 참가하는 국제행사가 이달에만 4개나 잡힌 것으로 파악돼 검역관리에 빨간불이 커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0일자(현지시간)로 발표한 에볼라 발생 현황상 지난 8일까지 7개국에서 총 8399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4033명이 사망했다.


이 중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3개국에서 총 8,376명의 감염자가 발생, 4,024명이 사망했다. 나이지리아 역시 20명의 에볼라출혈열 감염자가 발생했고, 8명이 사망했다. 13일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10월 중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행사로서 에볼라출혈열 발생국인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4개국으로부터 참가자가 포함된 경우는 4개 행사에 달했다.


특히 10월 20일부터 11월 7일 사이, 부산 벡스코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으로 개최되는 ‘2014 ITU전권회의(UN산하 ICT전문국제기구인 ITU(국제전기통신연합)의 최고위의사결정회의)’는 참가국 수 143개국에 참석자수 1,741명으로 대규모의 회의인만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행사에는 기니 참가자 18명, 시에라리온 참가자 9명, 라이베리아 참가자 6명 나이지리아 참가자 91명 등 4개국으로부터 총 124명이 참석하기로 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도 벌어지기도 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급성 열성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열성 질환은 갑작스러운 두통과 근육통, 발열이 발생한 후 전신 무력감과 허탈, 피부 발진, 저혈압, 그리고 흔히 전신성 출혈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으로 사망률이 약 60%에 이르는 중증 감염병이다.


감염자의 혈액, 침, 구토물, 땀 등 체액을 통해 건강한 사람의 코, 입 등 점액과 점막으로 들어가 감염되며, 에볼라 감염자 1명은 건강한 사람을 평균 2명 꼴로 감염시키고있다. 2002∼3년에 휩쓴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평균 5명,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 10명, 홍역은 18명을 감염시키는 것을 감안하면 에볼라는 고전염성 바이러스는 아니다.


물론 치사율은 최고 90%로 알려져 있지만 이 또한 작년까지 통계이며 국제보건기구(WHO) 집계로 올 들어 발생한 감염자는 8,033명, 사망자는 3,865명, 치사율은 48%다. 치사율은 생각보다 낮긴 하지만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선 여전히 높다.


온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신우성 실장은 “에볼라는 증상을 드러내기까지 최대 21일간의 잠복기를 지닌다. 이 기간 중에 타인을 감염시킬 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크다. 그러나 사실은 에볼라 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람은 감염원이 되지 못한다. 건강해 보이
는 감염자가 이웃과 악수를 해도 바이러스를 퍼뜨리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며, “다만 예외가 있다. 에볼라에 걸렸다가 살아난 남자들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회복 후에도 남성 정액에 최대 3개월 가량 남아있을 수 있어, 에볼라 회복 직후 얼마 동안은 성생활을 삼가하거나 피임도구를 써야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3개국의 상황을 ‘아프리카’ 대륙 전체 상황으로 오인해선 안된다. 발병 3개국의 경제를 다 합해도 아프리카 대륙 경제의 1%도 못 된다. 게다가 에볼라가 아프리카의 ‘제1’ 전염병도 아니다. 말라리아, 결핵, 에이
즈(HIV)는 에볼라 보다 수백, 수천배 많은 인명을 앗아갔다.


이처럼 오해도 많고 문제도 많은 에볼라이지만 국가안보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방역당국은 최선을 다해 검역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 발생국 참가자를 최소화하는 방안의 권고 등, 사전 노력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부산광역시 김기천 식의약품안전과장은 “위험지역으로부터의 회의 참가자들에 대해 사전에 명단을 확보하고 입국 시 검역 강화, 체류기간 동안 건강상태 모니터링 및 실제 상황에 대비한 환자의 이송과 격리 및 치료, 출국 후 발생 할 수 있는 상황에까지
대비한 모든 대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기천 부산시 식의약품안전과장 / 신우성 응급의학과 전문의>

저작권자 © ONNews 오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