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는 구부러진 또는 나선형인 그람 음성 막대균이고, 0.3∼1.0×1.5∼10㎛의 크기다. 균종에 따라서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편모를 가지고 있어서 운동성을 가지며 사람의 위 점막에 서식하는 세균이다. 대표적인 균종은 ‘헬리코박터 파일러리(Helicobacter pylori)’다.

 

위 점막에는 강산성의 위액으로 인하여 세균이 살 수 없다고 알려져 왔다. 1983년 호주의 로빈 워렌과 배리 마샬이 사람의 위에서 최초로 나사 모양의 균을 배양하는 데 성공하였고, 이 균을 헬리코박터균으로 명명했다. 연령별로 차이는 있으나 우리나라 성인의 약 60~70% 정도가 이 균을 가지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이 만성 염증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 소화성 궤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으며, 위암과의 관련성이 알려져 있다.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치료가 소화성 궤양의 재발을 방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 외에 헬리코박터균은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소아의 철결핍 빈혈, 만성 두드러기 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헬리코박터균의 감염경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람에서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변이나 타액, 구토물 등을 통한 분변→경구 감염, 경구→경구 감염이 주된 감염 경로로 생각된다. 기구 또는 물을 통한 감염, 음식을 한 그릇에 놓고 함께 먹거나 비위생적인 생활습관을 통해 전염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식사를 같이 하는 등의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감염의 위험이 높지 않다. 선진국과 비교하여 개발도상국에서 감염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1998년 66.9%의 감염률을 보이다가 2005년에는 59.6%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 무증상 감염이 지속되고 일부에서 가벼운 소화불량, 급성위염, 만성 활동성 위염, 미란, 만성 위축성 위염 등 만성 위염이 발생한다.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 소화성 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위암의 발생 위험이 2배 정도 높아지지만, 감염된 사람의 95% 정도는 아무런 증상을 나타내지 않으므로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의 대표적 검사 방법이 요소호흡 검사다. 쉽고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검사법이다. 13C이 붙어있는 요소를 마시거나 삼키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가지고 있는 Urease란 효소에 의해 요소가 분해되어 생긴 중탄산염이 빠르게 혈액으로 흡수되어 호흡으로 배출되는 것을 검출한다. 항생제나 비스무스가 포함된 제산제, 양전자 펌프 억제제 등의 약제를 사용하거나 치료 후 바로 검사하면 가짜 음성을 나타낼 수 있다. 진단과 치료 후 확인검사로 이용된다. 요소호흡검사(Urea Breath test, UBT)는 알약을 삼키고 15분 후 내쉬는 공기로 검사하므로 매우 간편하고 결과를 신속히 알 수 있는 검사다.

도움말 온 종합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정의석 수련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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