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가 최근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던 기준을 깨겠다고 나섰다. 아울러 60세이던 공무원 정년도 늘리려고 한다. 인구의 고령화가 급격히 이행되는 데에 따른 사회적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일터. 일본은 올 1월 현재 65세 이상 노령인구의 비중이 총인구의 27%에 달한단다. 백세 시대를 맞아 노인 일자리문제는 곧 노인 빈곤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사회에서 부담하기 버거우면 개인에게 일자리 기회를 주자는 게 일본정부의 의도 아닐까.

​ 최근 온종합병원에 건축설비팀이라는 부서가 생겼다. 건물내부 각종 시설물들을 고치는 일이 주 업무다. 화장실 변기·세면대나 배관, 고장 난 침대나 가구 수리, 파손된 바닥타일 교체 등이 그들의 일이다. 건축설비팀 직원은 셋. 나이가 모두 칠십대 중반. 진즉에 은퇴하고 ‘집에서 애나 봐야 할’ 나이지만 그들은 여전히 빛나는 현역이다. 사실 건물관리나 영선(營繕)업무는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일이다. 기껏 어렵게 뽑아놓으면 얼마 못가서 직장을 관두는 게 다반사. 고심 끝에 어르신들로 구성된 한국건강대학총동창회에 건축설비팀 직원모집 공고를 냈더니 순식간에 지원자들이 쇄도했다. 평생 목수로 일했다거나 집수리, 인테리어, 도배업체를 운영했다는 그 분야 베테랑들이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최종 세분을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둘은 대기자로 뽑아 놨다. 연봉 2천만 원 수준. 건설팀장을 맡으신 분은 내 국민학교 16년 선배다. 씨름선수로 뛰었던 그는 기골이 장대하다. 지금도 완력에선 젊은이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다. 외려 압도할게 틀림없다. 설 연휴 끝나자마자 출근한 ‘7학년 건축설비팀’이 첫 작업으로 화장실을 샤워실로 개조하고 있단다. 일처리 속도가 꽤 빠르다. 벌써부터 간호부서나 진료지원부서에서 “류환세 팀장님!” 하고 70대 건축설비팀을 찾는다.

 

​ 일본정부의 주장처럼 노인의 기준을 일률적으로 정하긴 어렵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는 말이 새삼스러워지는 요즘이다. 온종합병원 소속 ‘7학년 맥가이버 부대’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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