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컬링 대표팀이 세계를 열광케 한 비결은 선수들의 협동과 집중력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는 물론 다른 분야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결과물을 이끌어내기 위한 성패는, 다양한 역량을 가진 구성원들이 얼마나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팀웍을 만들어 내느냐에 의해 좌우된다. 

의료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전국적으로 다학제 통합진료(Multidisciplinarycare service)를 실시하는 병원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면 알 수 있다. 병원들은 2014년 8월 1일부터 국가로부터 다학제 통합진료를 공식 인정받게 되었고, 국민건강보험으로부터 건강보험급여를 받게 됨으로써 다학제 통합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다학제 통합진료는 환자를 중심에 두고, 질환과 관련있는 각 과 임상전문의사들이 한 곳에 모여 진단과 치료방법을 논의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간암, 위암, 대장암 같은 종양질환의 치료법을 결정할 때, 과거에는 혈액종양내과, 소화기내과 또는 외과 등 소수의 의사들만 참여했던 것에 비해서, 이제는 관련된 모든 과 의사들이 함께 모여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이러한 통합진료의 목적은 ‘환자중심 진료’를 표방하면서, 최적의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최선의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질환에 따라서는 한 분야의 전문가만으로도 치료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암과 같은 복잡한 질환은 보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참여를 요구한다. 그래서 4인 또는 5인 이상의 서로 다른 과목의 전문의가 참여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유방암의 경우 유방외과, 혈액종양내과, 치료방사선과, 유방성형외과, 영상의학과 등의 의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논의를 거쳐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다학제 통합진료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세분전문분야 전문의 중에서 ‘혈액종양내과 분과전문의’를 반드시 참여시켜야 하는 규정이 있다. 따라서 ‘혈액종양내과(Hemato-oncology)’ 분과전문의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으며, 확대되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혈액종양내과는 빈혈, 혈소판 감소, 응고장애와 같은 혈액질환이나 혈액에 관련된 암을 다루는 ‘혈액내과’와 위나 대장, 간 등의 고형장기에서 발생한 악성종양(고형암)을 다루는 ‘종양내과’를 아울러 일컫는 개념이다. 즉, 혈액종양내과는 혈액내과와 종양내과로 나누어 구분할 수 있다.

혈액내과는 주로 백혈병, 악성림프종, 골수이형성증후군, 다발성 골수종의 항암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이식술을 시행하고 종양내과는 대장암, 위암, 폐암, 간암 등 각종 고형암의 항암화학요법 및 말기암환자의 내과적 치료를 담당한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 원인 중 3분의 1 정도가 암으로 집계되고 있다. 암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로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20006년:134.0 명→ 2016년:153.0 명) 폐암 사망률(2006년:28.7명→ 2016년:35.1명) 이 가장 많이 증가하였고, 간암(21.5명) 대장암(16.5명) 위암(16.2명)순으로 높다.

위암의 경우 사망률이 점차 줄고 있는데 이는 암조기검진에 따른 조기치료로 완치율이 높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에는 암환자 중 기대 수명이 6개월 미만으로 예상되는 말기암환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말기 암환자가 남은 여생을 암으로부터 고통받지 않고 편안히 보낼 수 있는 호스피스병동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혈액종양내과 분과전문의의 역할이 더욱 절실히 필요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부산 경남 지역에 있는 병원들 중에서 다학제 통합진료를 활발히 시행하고 있으면서 보건복지부로부터 호스피스병동을 갖춘 의료기관으로 인가받은 병원으로는 온종합병원의 암병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등이 있다. 

<김성근 온종합병원 암병원 혈액종양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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