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소아과에 다니던 아이가 커서 사춘기가 끝날 때쯤부터는 내과를 찾는다. 팔다리가 아프면 정형외과로 가고, 어르신들 소변이 고르지 못하면 비뇨기과를 간다. 예뻐지려면 성형외과로 가고, 맹장수술은 외과에서 한다.
이러한 과목들은 그 방면의 진료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의사가 담당하며 이를 전문의라 한다. 우리나라에는 26개 과 전문의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방사선종양학과이다. 매우 생소한 이름이고 무슨 진료를 하는지 그 이름만으로 짐작도 가지 않는다. 
옛날에는 방사선과가 있었는데 지금은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로 나누어진 때문이다. 즉 방사선을 이용하여 질병에 대하여 진단과 치료를 하는 전문과목들인데, 그 중 방사선종양학과는 방사선치료를 하는 전문의를 말한다.    

방사선 치료란 무언인가? 방사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빛에너지이며, 방사선 장비에서 발생시킨 후 인체에 쏘아 여러 가지 목적으로 쓴다. 아주 약한 빛으로 몸을 투과시키면 엑스레이 또는 CT 촬영(컴퓨터단층촬영)이 되어 질병의 진단에 사용한다.
매우 센 빛으로 만들어 몸에 쏘면 방사선에 닿는 부위의 세포가 죽는다. 따라서 암세포에 조준하여 그 부위에만 강력한 방사선을 쬐면 암 세포를 죽여 암을 치료하는 것이다.

그러나 암세포는 따로 독립해 자라지 않고 우리 몸 속 정상조직세포와 한데 붙어 있으므로 암세포를 방사선으로 녹여 없앨 때 옆의 정상세포가 같이 다칠 수 있다. 그래서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뿐 아니라 방사선을 정확히 분석하고 조절할 수 있는 박사급 물리학자와 전문 의료기사 여러 명이 한 팀이 되어 협력하여 방사선 기기를 운전하고 치료를 한다. 

암 조직은 휴대폰이나 탁구공처럼 매끈한 직선 또는 원형이 아니고 울퉁불퉁 제멋대로 생긴 조직덩어리이므로 그 모양에 맞추어 방사선이 들어가야 정상조직 손상을 피할 수 있다. 따라서 방사선치료 장비는 컴퓨터 기술을 이용하여 종양 모양과 거의 비슷한 공간에만 방사선이 집중되도록 정밀치료를 할 수 있는 최신 첨단장비라야 한다. 전문 용어로 3차원 입체조형치료, 세기조절 방사선치료, 방사선 수술 등의 정밀치료를 하는 특별한 기술들이 개발되어 있다.

궁극적으로 방사선치료는 암 덩어리 뿐 아니라 그 주위에 숨어있는 암세포까지 찾아내어 암 세포를 죽이는 치료법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방사선 치료법의 특징들을 설명하면, 첫째 몸에 상처를 내지 않고 치료를 한다. 둘째 정상조직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매일 조금씩 25~40회로 나누어 치료한다. 셋째, 그래도 피부에 화상이나 방사선 치료부위와 가까이 있는 위장 장애가 생기든지 부작용이 올 수 있으나, 첨단 컴퓨터 3차원 치료기술이 발달되어 있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번에 약 1~2분간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치료 중 무통무혈(無痛無血)이어서 아무런 느낌조차 없어 수월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최근 지방 종합병원에서도 과감하게 투자하여 ‘꿈의 암 치료기’라는 방사선선형가속기를 도입하고 있으니, 조만간 ‘꿈같은 암 극복시대’가 도래할 지도 모르겠다.
<류성열 온종합병원 암통합치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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