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몇 년 전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진단되자 예방을 한다면서 양쪽 유방 절제술을 받아 세계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암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미리 양쪽 유방을 제거해버린 것이다. 예방 차원에서. 졸리는 수술 후 뉴욕타임즈에 보낸 기고문 ‘내 의학적 선택’에서 당시 소회를 밝혔다. “어머니는 거의 10년 동안 암과 투병하다가 56세에 세상을 떠나셨다. 의사들이 말하길 내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87%나 됐다. 이게 내가 처한 현실이란 걸 알았을 때 나는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생각했고, 나는 양쪽 유방 절제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졸리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은 유방암은 무엇인가. 유방암은 유방의 유관과 유엽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유방 구성조직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어 다른 암에 비해 종류가 다양하다. 제때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혈류와 림프관을 따라 전신으로 전이하여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유방암은 세계 여성암 1위(25%)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전체 여성암의 2위이며 여성 25명중 1명꼴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1996년부터 2012년까지 5배가 증가하는 추세. 국내에서 매년 2만 명이 새롭게 유방암을 진단받고 있는데 40대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고, 다음이 50대다.

유방암은 남편있는 여성이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는 얘기가 있다. 빠른 자가진단이 중요하다는 걸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가진단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거울을 보면서 관찰하는데, 평상시 유방의 모양이나 윤곽의 변화를 비교한다. 2단계로는 선 자세나 앉아서 촉진한다. 로션 등을 바른 다음 부드럽게 검진한다. 검진하는 유방 쪽 팔을 들어 올리고 반대편 2, 3, 4번 손가락 첫마디 바닥면을 이용해 유방 주위 바깥쪽 상단부위에서 원을 그려가며 안쪽으로 해서 겨드랑이까지 살핀다. 유두 주변까지 작은 원을 그리며 만져본 후 유두의 위아래와 양옆에서 짜보고 비정상적 분비물이 있는지 확인한다. 마지막 3단계는 누워서 촉진하는 거다. 2단계를 보완하여 문제조직을 발견하기 위해서다. 어깨 밑에 수건을 접어 받친 후 검사하는 팔을 올리고 반대편 손으로 촉진하면 된다.

유방암 치료는 암세포 부위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병소 부위만 절제하는 유방 부분절제술은 최소 절제를 통해 유방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법이고, 병소가 광범위한 경우 유방을 완전 제거해야 한다. 유방에서 멍울이 잡히거나 초음파 검진에서 의심스러운 결절이 발견되면 부분 마취를 통해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양성 결절로 드러나면 단순 종괴 절제술 혹은 맘모톰 시술로 치료하고, 암으로 확진되면 즉시 유방 수술을 시행한다. 일단 수술을 받은 다음 재발을 막기 위해 방사선 치료, 항암요법, 항암내분비(항호르몬)요법, 표적 치료 등을 시행한다. 부분적으로 진행되었거나 종양의 크기를 줄여서 유방 부분절제술을 시도하고자 할 때는 수술 전에 먼저 항암화학요법이나, 항암내분비요법, 표적치료를 선행하기도 한다.

현재까지 유방암 발생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된 상태는 아니므로 완전한 예방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유방암 위험도를 증가시킨다고 알려진 위험인자를 피하는 생활습관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의학적으로 증명된 위험인자로는 이른 초경, 늦은 폐경, 임신 경험이 없는 경우, 늦은 연령의 첫 만삭임신, 폐경 후 여성에서의 비만, 음주, 호르몬 대체요법, 경구 피임약, 6개월 이하의 모유수유, 유방암 가족력 등을 꼽을 수 있다.

<박규완 온종합병원 외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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