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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세] 두 번의 예방접종으로 자궁경부암 걱정 끝

new1 박세진 기자l승인201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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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로부터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다. 80세가 넘은 할머니들도, 어린이를 데려온 젊은 엄마들도, 환자들의 나이를 불문하고 “여자의사라서 너무 좋다”라는 말이다. 그리고는 진찰대에 앉으면서는 “이 진찰대가 싫어서 병원에 안 오게 된다”라는 말도 꼭 잊지 않으신다.

필자가 산부인과 의사를 지망했을 때 다짐했던 게 환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산부인과 진료실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거다. 환자들의 이런 얘기를 들으면 여의사로서 내가 진료과를 잘 선택했구나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사실 진료를 보다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더 많다. 부인과 진료받기를 꺼려해서 미루고 미루다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내 몸이 불편하고 걱정이 되지만, 의사 성별은 둘째치고라도 산부인과 진료받는 것이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는 게 여자들인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산부인과에 대한 인식은 애기 낳을 때나 가는 곳이지 아가씨가 찾으면 이상한 눈초리로 보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최근 반가운 환자를 만난 적이 있다. 30대 초반 미혼 여성이 진료실을 찾았다. 이상증상은 없는데도 정기 검진을 하러 내원했다는 것이었다. 20대부터 꾸준히 부인과 정기검진을 받고 있다는 말에 도리어 내가 놀랐다. 최근 젊은 여성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자기 건강관리를 하는 것 같아 무척 반가웠다.

산부인과 진료받기가 껄끄럽다면 평소 특별히 이상증상이 없어도 만 20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2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자궁경부암 무료검진만이라도 반드시 받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을 상황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산부인과 방문이 쉽지 않은 만큼 자궁경부암 검진을 하면서 부인과 초음파까지 함께 한다면 여성 생식기관인 자궁과 난소의 건강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으므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경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전 세계 여성에게 발병하는 전체 암 중에서 발병률 2위를 차지한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여성 암 중 가장 흔한 암중 하나였다.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 암 검진 사업’으로 그 빈도가 점차 감소하고는 있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도 부인 암 중에서 높은 이환율을 보이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다른 부인 암과는 다르게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성 접촉에 의한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지속 감염이 암의 발생과 강력하게 연관되어 있다. 둘째, 대부분의 경우 자궁경부 상피 내 종양(CIN)으로 불리는 전암 단계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셋째, 이 전암 단계가 10년에서 15년 까지 지속되므로 제때 병원만 찾아도 조기 진단이나 치료,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장기와 비교하여 자궁경부는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하고 시술도 간편하다. 국가 무료검진을 통해 조기진단만 된다면 외래에서 간단한 시술이나 처치만으로도 무서운 암으로 이행되기 전에 고칠 수 있다. 이처럼 자궁경부암 선별검사는 간단하고 저렴하면서도 정확하여 가장 이상적인 암 선별검사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타임(TIME)지가 선정한 2006년 최고의 발명품’에 선정된 자궁경부암 백신은 그 효과가 충분히 입증돼 많은 선진국들이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의 질병비 부담을 덜기 위해 2016년 6월부터 HPV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추가했고, 만 12세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6개월 간격으로 2회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첫 성경험 연령이 낮아지고 성 개방 풍토가 확산됨에 따라 20∼30대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병률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성 경험 전 두 번의 주사로 95% 정도 예방 가능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산부인과 방문을 어려워말고 내원하여 간단한 국가 무료검진과 예방접종을 통해 여성의 질병예방과 건강관리에 힘써야하겠다.
<석진숙 온종합병원 산부인과 과장>

new1 박세진 기자  wx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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