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질병 치료의 시작은 정확한 진단입니다”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어떤 질병이든지 정확하게 치료를 하려면 정확한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척추 질병도 그 종류도 많고, 증상도 다양하다. 특히 검사에서 보이는 것과 증상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더욱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진료실에서 환자와 마주하다 보면 진단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치료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된다. 

온종합병원 정성수 척추센터장에게 척추 질병 치료의 진단에 대해 알아봤다.
 

정성수 척추센터장.  


#협착증 또는 디스크라고 진단을 받았는데도 다른 병원에서는 아니라고 하는데?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X선 촬영하고 바로 협착증이다, 디스크다, 하고 진단하고 바로 시술 또는 허리 주사를 놓는 경우가 있다.  

협착증이나 디스크(추간판탈출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리 저림 증상, 다시 말해 방사통을 동반한다. 척추관이 좁아져서 신경이 눌리는 게 협착증이고, 추간판이 튀어나와서 신경을 자극하는 게 추간판탈출증이기 때문에 다리 저림 증상이 대표적인 증상인 것이다. 

이런 증상도 없이 허리만 아픈데 협착증 또는 디스크로 진단하고 신경치료를 하는 경우가 대표적으로 진단부터 잘못되는 사례이다.  

이런 경우는 허리 관절의 퇴행성 변화로 오는 관절 통증 또는 허리 근육 통증이 대부분이어서, 신경주사나 시술, 수술이 필요하지 않고 약물치료를 해도 충분히 통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

#호전되지 않는 협착증이나 디스크환자를 계속 보존적인 치료해야 하나?

호전되지 않는 협착증이나 디스크환자가 수술적인 치료를 원하지 않아 보존적인 치료만 고집하는 바람에 척추 상황이 점점 악화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주치의는 수술의 필요성을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환자 또한 의사의 보존적인 처방만 믿고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데도 약과 주사 처방만 되풀이하고 있다. 

심한 경우는 수십 번씩 주사치료를 해서 몸에 스테로이드 과다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고, 통증 때문에 보행도 잘못해서 신체 건강이 아주 나빠져서 오는 안타까운 환자들도 적지 않다. 

‘척추는 가급적 수술하지 말라’는 주변의 귀띔에 따른 환자 스스로의 그릇된 인식 때문에 외려 수술 적기를 놓쳐, 빨리 호전시킬 수 있는데도 계속 고생만 하게 된다. 효과도 없는 보존적 치료를 받으면서 시간만 끌다가 수술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보게 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척수증이라는 완전히 다른 질병을 협착증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허리에는 말초신경만 있고, 중추신경인 척수는 경추와 흉추에 있다. 이 중추신경인 척수가 눌릴 경우 다리의 근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보행 장해가 생기기도 하는데 허리에 생긴 협착증의 증상과 비슷하다.  

그런데 협착증은 허리 통증, 방사통 등 통증은 있어도 위험하지는 않은 질병인데, 척수증은 그 정도가 심해지면 하지 또는 사지 마비가 생길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어서 이 두 질병을 구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척수증 환자를 협착증으로 오인해서 치료하다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악화되는 경우를 보기도 한다. 

척추 질병은 무턱대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보다는 무엇 때문에 증상이 생겼는지 정확하게 원인을 알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려면 왜 아픈지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과잉치료에서 오는 경제적 손실을 줄이고 불필요한 수술의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  

국가검진 시 위나 대장 내시경 하듯이 척추도 각종 영상촬영 검사 등을 통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건강 100세 시대의 올바른 건강관리 비결이다. 척추가 무너지면 건강이 무너지니까. 정확한 진단은 정확한 척추 치료의 시작이다.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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