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며 여름이 다가왔다는 게 느껴진다. 보통 여름철이 되면 질염으로 힘들어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여름철에는 물놀이 중에 균에 노출되기 쉽고, 습도까지 높아서 다른 계절보다 더 질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질염에 걸릴 경우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은 질 분비물의 양이 증가하고, 가려움과 악취를 유발하게 된다. 또 증세가 악화되면 작열감 혹은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즉, 자가진단을 통해서 이 같은 증상에 해당된다면 치료를 통해 증상을 개선해 나갈 수 있다. 
 

질염의 종류는 칸디다 질염, 세균성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 등 3가지로 나뉘어진다. 

그중 가장 흔히 발생하는 것은 칸디다 질염으로 여성의 75%가 평생에 걸쳐 최소한 한번은 경험할 정도다. 세균성 질염은 질을 산성으로 유지하는 락토바실러스라는 유산균이 없어지면 혐기성 세균이 증식해 발생한다. 질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락토바실러스 유산균은 한번 없어지고 나면 다시 서식하기 어려워 세균성 질염은 재발이 쉽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의 경우 성접촉에 의해 감염되므로 남녀가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질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는 당뇨병 환자처럼 면역기능이 저하된 상태에 있거나 항생제를 장기복용하는 경우에 칸디다 질염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 외에도 꽉 조이는 바지나 수영복을 오랜 시간 착용하는 생활습관도 곰팡이성 질염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세균성 질염은 락토바실러스 유산균이 질 내에 서식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면 발생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질 내부를 너무 자주 씻어내는 것은 금물이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가장 흔한 전염경로가 성관계이긴 하지만 해당 원충이 물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목욕탕, 수용장, 깨끗하지 못한 변기, 젖은 수건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면 소재의 속옷을 입고, 몸에 달라붙는 하의를 오랜 시간 입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질 유산균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루 한번씩 샤워를 할 때 비누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외음부만 물로 깨끗이 씻고 잘 말리는 것이 좋다. 또 항생제를 과용하는 것도 질 내부의 이로운 미생물을 없앨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치료방법 역시 질염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세균성 질염의 치료는 항생제를 이용한 약물요법으로 이루어진다. 약 7일간 복용하거나 항생제 젤을 약 5일간 하루 1~2회 질 내에 삽입하면 된다. 염증성 질염은 항생제 연고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치료 후 약 30%가 재발하며 이 경우 같은 항생제를 더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다. 폐경기 여성에게서 재발하는 경우 여성호르몬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질염은 무더운 여름이 되면 증상이 심해지고 재발이 잦아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일 질염 증상이 있음에도 이를 방치할 경우 방광염, 골반염으로 이어져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산부인과에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종합병원 산부인과 김지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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