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합병원 소화기내과 박윤경 과장

온종합병원 소화기내과 박윤경 과장 © 뉴스1


장염이란 장관(腸管)의 급성 염증성 변화가 발생하는 것으로, 늦가을에서 겨울에 유행하는 일이 많지만 기온이 높아지는 봄에서 여름 사이에도 발병률이 매우 높다. 특히 여름은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음식이 상하기 쉽고, 전염성 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계절이다. 6~9월에 전체 장염 환자의 40%를 차지할 정도다. 

장염은 장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급성장염과 만성장염으로 구분된다. 급성장염은 말 그대로 장관의 급성 염증성 변화를 말하며, 원인이 불분명한 것을 급성장염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만성장염이란 만성적인 염증성 변화를 나타내는 카타르성 단순성 장염을 말하는데, 비교적 장기간에 걸친 설사 또는 변통 이상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증후군이다. 장염 가운데 식품의 섭취가 원인인 경우에는 ‘식중독’이라고 한다. 장염의 경우 대부분 음식 섭취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식중독과 따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식중독은 그 원인에 따라 세균 자체에 의한 감염이나 세균에서 생산된 독소에 의해 증상을 일으키는 세균성 식중독, 자연계에 존재하는 동물성 혹은 식물성 독소에 의한 자연독 식중독, 인공적인 화학물에 의해 증상을 일으키는 화학성 식중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여기에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성 장염을 따로 구분하여 추가해 볼 수 있다. 

구체적인 발생 원인으로는 상한 음식이나 약물 복용, 폭음, 폭식이 흔하며 복부를 차갑게 하거나 알레르기 질환 및 전신성 질환, 위장 기능이 저하되는 경우 등도 포함된다.

장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설사이며 설사가 잦아지면 탈수가 일어나기 쉽다. 구토, 복통, 미열이 동반되면서 동시에 탈수가 일어나면 전신쇠약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 밖의 증상으로 두통, 근육통과 호흡기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서 감기와 혼동되는 경우도 있다. 

장염과 식중독의 1차 치료는 구토, 설사로 인해서 체내의 수분이 빠져나가므로 그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약간 타서 마시거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몇몇의 심각한 상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요법만으로도 수일 내 회복되기도 한다. 

그러나 분변과 토사물에서 혈액이 보이는 경우, 48시간 이상 구토를 하는 경우, 40도 이상의 고열이 있는 경우는 위급한 상황이므로 입원해서 링거액 및 약물치료를 받는 등 적극적인 처치가 필요하다. 

약물치료 시 스멕타로 대표되는 흡착성 지사제를 많이 사용한다. 장내에서 발생한 가스, 병원성 세균, 독소, 바이러스 등을 흡착해 배설하는 효과로 복통과 설사에 도움이 돼 감염성 설사의 경우도 쓸 수 있다. 또 장운동을 억제하고 다소의 분비 억제 효과로 설사를 줄이는 로페라마이드를 이용하기도 한다. 

다만, 이질 등 감염성 장염의 경우 독소 배출시간을 지연시켜 오히려 발열기간이 길어지고 회복속도를 늦출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설사가 멈추면 투여를 중단해야 한다. 경험적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중증도 이상의 증상이 동반된 설사, 발열 및 복통을 동반한 감염성 장염이 의심될 때이다. 적절한 항생제 사용은 세균성 이질, 여행자 설사 등에 의한 장염의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다. 

설사나 구토 등과 같은 증상이 멎은 것 같더라도 장이 완전히 정상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고 금주해야 한다. 탄산음료나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음식 역시 조심하는 것이 좋다.

모든 병이 그렇겠지만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장염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손은 30초 이상 세정제를 사용하여 손가락 사이와 손등까지 깨끗이 흐르는 물에 씻어야 한다. 

음식물을 조리하거나 보관할 때도 반드시 손을 씻은 후 작업을 해야 하며, 가열 조리식품은 중심부 온도를 75도C 이상으로 1분 이상 가열하여 익혀 먹어야 한다. 패류의 경우 85도C에서 1분 이상 가열하여야 한다. 60도C의 온도는 균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온도 구간이므로 뜨거운 음식은 60도C 이상으로 보관하고 찬 음식은 4도C 이하로 냉장보관하여 관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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