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하고 더운 여름에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물놀이를 가는 인파가 급증한다. 물놀이 후 귀의 통증을 느껴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환자들이 많다. 이는 ‘수영인의 귀’라고 불리는 외이도염 때문이다.
 


외이도는 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약 2.5cm 정도의 통로이다. 외이도염은 외이도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외이도의 방어 기전이 깨져 세균이나 진균의 감염에 의해 흔히 발생하지만 세균의 감염 외에 알레르기나 피부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외이도염의 원인은 외이도의 방어 기전에 문제가 생겨 세균이 침투하면서 생기게 된다. 특히 잦은 수영, 습하고 더운 기후, 좁고 털이 많은 외이도, 외이도의 외상 또는 이물, 귀지의 이상, 보청기 또는 이어폰의 이용, 습진, 지루성 피부염, 건선 등의 피부 질환, 당뇨병, 면역저하 상태, 땀이 많은 체질 같은 선행 요인이 있을 때 더욱 흔히 발생한다. 더운 기후와 습도가 중요한 선행 요인이기 때문에 여름철에 흔하다.  

외이도염의 주 원인균은 녹농균과 포도상구균이다. 포도상구균은 정상적으로 피부에 존재할 수 있는 균이지만 방어 기전이 손상되면, 피부로 침투하여 염증을 일으킨다. 그 외에 진균도 외이도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 대개 급성 염증의 10% 이하에서만 진균에 의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외이도의 염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 외이도염이라고 하는데 급성 외이도염처럼 세균, 진균에 의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접촉성 알레르기나 이용액에 대한 감작, 지루성 피부염, 건선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외이도염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통증으로 귓바퀴를 당기면 심해진다. 그 외에 가렵거나 귀 먹먹함이 있을 수 있고, 귀가 잘 안 들릴 수도 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것은 청신경의 손상이 아니라 대개 부종이나 분비물로 외이도가 막혀서 생기는 일시적 현상으로 외이도염의 치료 후에는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외이도염은 염증 전기, 급성 염증기, 만성 염증기로 분류된다. 염증 전기에는 방어 기전의 손상으로 염증이 시작된다. 외이도 피부층의 부종이 오고 간지러움이나 귀 먹먹함이 생긴다. 본격적으로 급성 염증기에 접어들면 통증이 시작되고 정도에 따라 삼출성 이루나 화농성 이루가 나온다. 외이도는 부종이 심해지고 발적 되며 심하면 그로 인해 외이도가 완전히 막히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염증이 주변 조직으로 퍼지면 주변부의 통증이나 경부 림프절이 커지기도 한다. 만성 염증기는 4주 이상 염증이 지속되는 것으로 외이도 피부가 두꺼워져 외이도 내경이 좁아진다.

외이도염을 진단할 때는 대표적으로 3가지 방법으로 문진 및 신체검사, 청각 검사, 방사선 검사를 주로 사용한다. 문진 및 신체검사는 외이도염은 대개 문진과 간단한 이경 검사를 통하여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위에 설명한 선행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서 물어보고 외이도의 상태와 고막의 상태를 관찰하여 진단한다.

청각 검사는 환자가 청력 감소를 호소하는 경우에 시행할 수 있는데, 외이도염에서 청력의 저하는 외이도의 부종이나 분비물로 외이도가 막혀서 생기는 것으로 전음성 난청(소리의 전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난청)이다. 만약 감각신경성 난청(내이의 이상이나 청신경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난청)의 소견을 보이면 다른 질환을 의심하고 감별하여야 한다.  

방사선 검사는 외이도염을 진단하는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필요로 하지 않지만 악성 외이도염을 비롯하여 염증이 외이도를 벗어난 것이 의심되거나 암과 같은 다른 병을 감별하여야 하면 추가적으로 방사선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그 외에 예외적으로 조직 검사나 혈액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외이도염의 치료의 원칙은 통증을 조절하고 외이도를 청결히 하며 적절한 약을 사용하여 치유를 돕는 것이다. 유발 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원인을 제거하고 외이도 피부의 자연적 산도를 유지하도록 하여 방어기전을 되찾도록 도와야 한다. 대표적인 두가지 방법은 이용액을 사용하거나 외이도를 세정하는 것이다. 이용액은 항생제가 함유된 이용액을 사용한다.  

외이도염은 감염이 외이도를 넘어 주변조직으로 퍼지기 전에는 대개 항생제의 정맥주사가 필요 없으며, 이용액 같은 국소 도포만으로도 충분하다. 주로 녹농균을 억제할 수 있는 항생제가 들어 있는 이용액을 사용하여 감염을 치료하며,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스테로이드가 섞인 용액을 사용하기도 한다. 외이도의 세정은 외이도에서 분비물과 피부 괴사물 등을 제거하고 산성 용액으로 세척하여 외이도의 산도를 되찾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 외이도의 부종과 피부 괴사물들로 외이도가 완전히 막히면 외이강이 열리도록 거즈나 특수 스폰지 등을 외이도에 넣어둘 수도 있다.


온종합병원 이비인후과 고진영과장은 “외이도염은 예방이 중요하다. 수영을 할 때는 귀마개를 사용해 외이도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수영이나 목욕 후에는 드라이어를 약한 바람으로 조절해 멀리서 말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전하며 “무엇보다 외이도를 후비거나 파는 등의 자극을 주는 행동은 삼가야한다”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ONNews 오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