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일본 생활을 마무리하고 귀국한지 겨우 열흘 남짓. 아직도 코로나 자가격리 조치로 좁은 제 방에 갇혀서 엄마가 주는 밥만 아기 새처럼 따박따박 받아먹고 있다. 한시 바삐 함께 거실에 모여 도란도란 얘기꽃이라도 피우고 싶지만 엄격한 방역조치로 어쩔 수 없이 이산가족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격리조치가 가까워지고, 큰애의 코로나 첫 접종 예약일인 주말이 가까워지면서 반가움에 앞서 자꾸 걱정만 쌓인다.

 

  아들이 맞게 될 백신은 모더나. 한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언론에서 찬사를 늘어놓더니 최근엔 무시무시한 부작용 보도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스웨덴ㆍ덴마크ㆍ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30세 이하의 젊은 층에게 모더나 백신접종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는 거다. 특히, 드물게 나타난다는 심근염이나 심낭염 등 심혈관 질환 우려가 나의 공포심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핀란드는 1991년 이후 태어난 남성에게는 모더나 대신에 화이자 백신을 제공하고 있단다.

 

  우리 큰애는 1990년 9월생이다. 당초 방역당국으로부터 통보받았던 백신은 화이자였으나, 이후 모더나로 바뀌었다고 했다. 북유럽 기준으로 볼 때 큰애의 나이는 아슬아슬하게 커트라인을 통과한 셈이지만, 그렇다고 마음 속 기우를 지울 수는 없다. 60대인 나와 아내는 물론, 20대 중반인 둘째아들까지 언론으로부터 ‘쓰레기백신’으로까지 폄훼됐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당시엔 화이자 백신이 각광받았다. 이후 백신의 처지가 급반전됐다. 면역효과의 지속성은 내가 맞았던 백신이 더 좋다는 게 아닌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일본에서 코로나 무방비 상태에 놓였던 사실을 떠올리자면, 모더나냐 화이자냐 하는 건 배부른 타령 아닌가. 첫 접종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심이 돼야 하는데, 부모 마음이 어찌그렇나. 언론의 부작용 보도에 자꾸 걱정스럽다. 큰애처럼 10월에 17세 이하 소아청소년들이 백신접종을 한다는데 이들 부모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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