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잉글랜드 그리핀 병원이 직원들에게 인기 높았던 경영 부사장 카멜을 전격 해임했다. 그는 직원들 사이에 ‘병원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내며 병원의 밝은 미래를 책임질 임원’이라고 호평 받았다. 유능한 그가 강제로 물러나자 병원 분위기는 적대적으로 흘러갔고 일대 혼란에 빠졌다. 이사회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병원 직원들은 CEO 퇴진을 촉구하는 한편, 앞서 물러난 경영 부사장의 최고 경영자 임명을 요청했다. 결국 직원들의 요구대로 쫓겨난 카멜을 복귀시켰으나 병원의 재정 악화는 계속됐다. 카멜은 결국 인력 감축안을 꺼냈고,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다시 병원 내에는 책임전가, 냉소, 분노 등의 부정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때 카멜이 발 벗고 나섰다. 그는 조직 내 긍정적 조직풍토 조성에 힘을 쏟았다. 모든 직원들에게 용서와 긍정적 전망, 신뢰, 언행일치 등의 행동을 솔선수범한 그는 “직원들도 이 일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냉소적인 병원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급반전했다. 부서마다 서로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격려하며 배려하는 일이 일상화됐다. 그리핀병원 직원들은 훗날 “카멜 사장에 의해 확립된 병원 내의 긍정적 조직 분위기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번영을 이뤄낸 주된 요인이 되었다”고 증언했다.

 

  # 미국 와튼스쿨의 시갈 바르세이드(Sigal Barsade) 교수는 실험을 통해 팀원 한 명이 일으키는 감정의 전염과정을 증명했다. 그녀의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을 몇 개 팀으로 나누어 연말 보너스에 대한 토론을 시켰다. 참가자들의 역할은 직원들을 위해 보너스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협상하는 거였다. 이 과정에 잘 훈련된 배우 한 명을 각 팀에 몰래 합류시켰다. 배우는 한 팀에서는 긍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며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다른 팀에서는 부정적인 감정만을 표출해 우울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도한 팀은 다른 팀에 비해 협상 과정에 갈등도 적었고 협력도 원활했다. 대부분 참가자들은 이 배우의 영향을 거의 인식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실험 참가자들은 팀원 중 한 명의 감정 표출로 인한 감정의 전염효과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거다. 직원끼리는 일반적으로 조직 내에서 상사에 비해 감정 표현의 수위가 낮고 눈에 잘 드러나지 않으므로 감정의 전염을 감지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매일 이뤄지는 직원 각자의 작은 부정적인 감정 표현은 잔잔한 물결처럼 널리 퍼지며 확산되고 있는 거다. “하기 싫어”, “대충하자”, “안 될 것 같아” 등 부정적인 말들을 자주 내뱉는 직원은 은근히 조직 전체나 주변 동료들에게 서서히 무기력증을 전파하고 있는 거다.

 

  출근준비를 하던 아침, 라디오방송에서 디제이가 ‘감정 전염’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설명하고 있었다. 아침마다 운전자들에게 “오늘도 잘 풀리실 거예요!” 하면서 긍정의 목소리를 전달해주는 그가 그날, 감정도 전염되므로 나쁜 말보다는 긍정적이고 밝은 태도를 가지라고 조언했다. 감정 전염? 다른 사람의 얼굴 표정, 말투, 목소리, 자세 등을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모방하고 자신과 일치시키면서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경향을 감정 전염(感情傳染 : Emotional contagion)이라고 한다. 뉴잉글랜드 그리핀병원의 카멜 사장이나 미국 와튼스쿨의 시갈 바르세이드 교수의 실험에서 배울 점은 이것 아닐까. 활기찬 조직을 원한다면, 당신 자신부터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언행을 가져야 한다는 거다.

저작권자 © ONNews 오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