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천에는 사실 낙동강물이 흐르고 있다. 낙동강 물금취수장의 물이 배관을 통해 금정산을 뚫고 온천천 유지 원수로 공급되고 있다. 10년째 매일 온천천을 걷고 있는 나는 궁금했다. 우수기가 아니면 자주 바닥을 드러냈던 온천천에 언제부터인가 물이 마르지 않았다. 그때 들은 얘기가 낙동강 물을 끌어온다는 거였다. 몇 년 전 확인하고 싶어서 범어사 계곡을 찾았다. 입구 쪽 작은 다리 아래 계곡 바닥에서 물이 콸콸 솟아오르고 있었다. 계곡 위쪽은 메말라 있었으니 상류에서 흘러내린 물은 아니었다. 낙동강 물이 온천천과 통수되는 곳이었다. 낙동강이 지금의 온천천 발원지인 셈이다. 온천천에 낙동강물이 흐르고 있었던 거다.

 

  이 사실을 알고부터 온천천 생태계의 작은 변화에도 예민해졌다. 수달이 자주 출몰하는 것도, 여름 철새인 왜가리가 텃새처럼 온천천에 터 잡고 서식하는 이유에도 뜨악해졌다. 올해 처음 목격한 연어의 회귀에도 낙동강 물의 냄새를 맡고 돌아왔을까 하는 온갖 궁상을 떨었으니까.

 

  온천천에 다시 낙동강물이 아니고, 원래 발원지였던 금정산 계곡물이 사시사철 흐르게 될 것 같다는 뉴스가 정말 반갑다. 각종 터널공사로 생긴 계곡물을 모아서 온천천 유지용수로 활용한다는 소식이다. 다시 금정산 품으로 돌아오게 된 온천천이 오늘따라 더 맑아 보인다.

저작권자 © ONNews 오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