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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T건강시대

악동(惡童)

따뜻한 사람들l승인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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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지 풀풀 날리는 신작로를 벗어난 악동들이 좁은 논둑길로 들어선다심심한지 손에 든 작대기로 여물어 가는 보리이삭을 툭툭치면서 용심을 부려본다. “미친개이다!(미치광이다!)” 한 아이의 들뜬 목소리에 아이들이 일제히 보리밭으로 시선을 던진다봉두난발을 한 40대 여인이 우두망찰 서 있었다장난기 발동한 개구쟁이들이 손에 쥐고 있던 작대기들을 일제히 여인 쪽으로 던진다. “미친개이미친개이!” 하고 외치면서그것도 모자라서 한 악동은 논둑 위 작은 돌멩이를 집어 여인에게 냅다 던졌다어께에 맞은 여인이 괴성을 지르며 아이들 쪽으로 쫓아오고아이들은 낄낄대며 좁은 논둑길을 잘다 빠져나가면서 방금 전 신작로에서의 흥을 되살린다.

 

  유년 내 고향에는 하루 네 차례 버스가 지나갔다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비포장 신작로를 달려오는 버스를 피해 악동들은 산기슭으로 숨어든다그 짧은 순간에도 개구쟁이들의 장난기는 어김없이 발휘된다나무숲을 방패삼아 악동들은 버스를 향해 일제히 돌멩이를 던진다누가 맞히나내기라도 하듯이때로 버스가 급정거한다그때는 악동의 돌멩이에 유리창이 박살났을 때다비로소 겁이 난 악동들은 귀가도 잊은 채 더 깊은 산속으로 기어들었다. 1960년대 악동들의 무용담에 빠지지 않았던 소재가 이런 일들이었다.

 

  며칠 전 10대 몇몇이 60대 할머니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려다 폭력까지 행사해 사회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이들은 도망가는 할머니에게 욕설을 퍼붓고 손수레를 발로 차는 등 행패부리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더 이상 아이들의 장난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청소년 범죄의 처벌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내 유년의 악행들이 반세기 지나도 그대로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는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때 늦었지만나는 지난날의 내 악행들을 반성한다.

따뜻한 사람들  https://blog.naver.com/onn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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