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식 등으로 매년 10%씩 증가" 조기진단 위해 정기 위 내시경 필요

얼마 전 정년퇴직한 A씨는 이리저리 술자리에 끌려 다니다가 갑작스런 가슴통증에 한밤중 병원 응급실로 직행했다. 저녁식사를 끝내고 침대에 누워서 책을 보려다 가슴이 쓰려왔다. 마치 불덩이처럼 타오르듯 쓰린 통증이 명치끝에서 시작해 점점 목구멍 쪽으로 치밀어 올라왔다. 순간 협심증이라는 생각에 미치자 겁이 났고, 서둘러 택시를 불러 근처 종합병원 응급실로 달려갔다. 다행히 심장혈관엔 이상이 없었고, 응급의사는 A씨에게 역류성 식도염으로 의심된다며 소화기내과를 방문할 것을 권했다.



최근 들어 A씨처럼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가 늘어나면서 심장혈관 질환을 의심해 응급실을 찾는 이들이 많다. 부산 온종합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김석현 과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은 “위식도 역류증은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거슬러 올라와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이로 인하여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최근 우리나라에서 서구화된 식습관이나 비만과 과식 등으로 인해 위식도 역류증을 진단받는 환자 수가 연평균 10%이상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하부 식도 조임근과 횡격막의 조임이 위와 식도를 차단하여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준다. 하지만 이러한 근육의 힘이 약해지거나 식도열공 등으로 구조적인 문제가 생기면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여 위식도 역류증을 일으키게 된다. 식도의 산 청소 능력이 떨어지거나, 식도의 내장 감각 과민성도 이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김 과장은 “특히, 내시경에서 식도염이 관찰되지 않는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증의 경우 식도 내장감각 과민성이 많은 영양을 미치는 것으로 최근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위식도 역류증의 증상은 환자마다 다양하나, 대표적으로는 가슴 부위에서 타는 듯 작열감이나 가슴 쓰림과 함께 심한 흉통을 유발하여 심장질환인 협심증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위액이 인·후두나 호흡기까지 역류하면 만성 기침이나 목의 이물감, 삼키기 곤란함, 쉰 목소리를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위식도 역류증은 적절한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으나 치료를 중단할 경우 쉽게 재발하는 만성적인 질환이므로 꾸준하고 장기적인 치료전략이 필요하다고 김 과장은 조언한다. 위식도 역류증은 약물치료가 우선이다. 약물치료는 위산분비를 억제하여 위식도 역류를 줄여 증상을 완화시키고 식도염을 호전시키게 된다.

위식도 역류증 환자는 약물 유지요법 중 정기적으로 위 내시경검사를 받는 게 좋다. 위내시경으로 식도열공 등 식도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할 수 있고, 위식도 접합부의 미란 정도를 파악하여 질환의 중증도 및 예후를 판단할 수 있다.

김석현 과장은 “식도에 만성적으로 위산이 노출되면 바렛 식도가 생길 수 있고 식도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면서 “평소 명치끝에서 타는 듯 가슴 쓰림 등의 통증이 있는 사람들은 국가검진 시 위 내시경검사를 통해 위식도 역류증을 확인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저작권자 © ONNews 오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