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치실적 “쑥”…성형외과·안과에 암환자까지 진료 다변화

2008년부터 부산진구 신사업추진단 최정남 주무관과 정근안과 정근 원장은 서면메디컬센터 지하 강당에서 매일같이 만났다. 공무원과 의사의 의기투합은 의료가 신성장산업의 동력이 될 수 있다, 는 데서 이뤄졌다. 아시아에서 의료시설의 집적도가 가장 높은 서면 일대가 신산업의 대상지였다. 두 사람은 의료관광 선도국가인 싱가포르를 집중 벤치마킹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서면메디컬스트리트(Seomyeon Medical Street)’다.

부산지하철 2호선 부암역과 연결되어 있는 온 종합병원을 시작으로 서면교차로까지의 1구간과 서면 롯데백화점을 둘러싼 2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는 서면메디컬스트리트는 성형·피부·치과·안과 등 200여개의 의료기관들이 밀집된, 명실상부 대한민국 의료관광의 중심지다. 관할 부산진구청과 부산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중앙정부로부터 관련 예산까지 배정받아 의료관광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면메디컬스트리트는 매년 의료관광 축제를 마련해 의료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면메디컬스트리트 의료관광협의회와 부산진구청은 지난 10월 10∼11일 이틀 동안 서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지하 트레비분수광장과 서면메디컬스트리트 일원에서 제4회 서면메디컬스트리트 축제를 마련했다. 이 축제는 부산의 의료관광 중심지인 서면메디컬스트리트(SMS)를 국내외에 홍보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의료관광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매년 열린다.

 축제 기간 동안 시민들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가상성형체험을 한다. 피부나 두피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한방체질검사도 이뤄진다. 초음파진단, 동맥경화도, 혈압·혈당체크, 치아교정, 라식·라섹, 시력교정 상담 등 다양한 의료체험을 무료로 할 수 있다. 올해는 외국인 관광객 193명을 포함해 모두 5천여 명이 서면메디컬스트리트 축제에 참여했다. 국악그룹 타령 공연, 장군 갑옷체험 및 하동녹차 시음, 악기음악, 재즈밴드, 전통 민속공연 등 문화공연도 함께 펼쳐졌다. 올해 행사에는 온라인 홍보를 위해 파워블로거 3천300명을 동원하고 중국 유학생들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국경절 연휴를 맞아 부산을 찾은 '요우커(遊客)' 유치에도 적극 나섰다.

부산진구청은 국비와 시비를 확보해 롯데백화점 맞은편에 ‘메디컬 스트리트’ 조형물과 의료관광 안내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각 병원과 의원의 간판을 통일하고 보도블록에 최첨단 의료시설을 소개하는 이미지를 넣는 등 의료관광 인프라 확충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뿐만 아니라 인근 호텔, 백화점 등과의 협력을 통해 의료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홍보하는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서면지역 병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할 부산진구청의 노력으로 의료관광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2011년 외국인 환자 유치실적이 1,298건이던 것이 2012년 1,799건에 이어 2013년엔 2,454건으로 배나 늘어났다. 나라별로는 러시아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중국, 미국, 일본 순이었다. 의료관광객의 진료과목은 피부과가 가장 많았고, 안과, 성형외과, 치과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최근 라식수술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크게 늘어나면서 안과를 찾는 의료관광객들이 급증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쪽의 대학생들이 라식수술을 하려고 입국하는 일이 잦아졌단다. 첨단 라식기계의 도입으로 수술 후 일상 복귀시간이 짧아진 게 주요인이란다. 서면메디컬스트리트의 고객들이 대개 성형과 시력교정에 치중하지만, 최근 러시아 쪽에선 암 수술을 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온종합병원 소화기외과 최경현 교수는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우리 의술이 극동 러시아 쪽에 알려지면서 암이나 심장 질환을 고치려고 우리나라를 찾는 러시아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진구보건소 최정남 행정과장은 “최근 성형수술 부작용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면서 의료관광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서면메디컬스트리트 내 유일한 종합병원인 온종합병원과 서면메디컬스트리트 의료관광협의회 소속 의료기관들 간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의료관광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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