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하나씩 내려놓을 때 건강한 인생 다가와

저는 1960년생, 올해로 우리나이 57세입니다. 청년시절부터 술 담배를 즐겼던 사람으로써 지금 저의 몸은 어떨까요? 평소 헬스, 등산, 조깅, 수영 등 꾸준히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건강은 자신있었습니다. 간, 당뇨, 혈압 등의 수치도 지난해까진 정상을 벗어나지 않았고요.

하지만 여기까지입니다. 무더위가 하늘을 찌르던 지난 8월초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뇨에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등 온갖 질환이 엄습하고 있었지요.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에 노출돼 있고, 혈관성 치매의 위험이 높다는 겁니다. 더구나 40년 가까이 지속한 ‘과거흡연’이 가장 큰 위험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 하더군요.

요즘 제 나이면 ‘청년’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유엔의 지난해 ‘세계인구전망’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2050년 90세, 2100년 93.6세에 도달한다고 합니다. 이미 80세는 기본이고, 90세을 넘겨야 ‘호상’이란 얘기를 듣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90세든 100세든 숫자가 삶의 목표일 순 없습니다. 전 이미 건강검진 때 당뇨는 ‘질환’ 수준이고, 중성지방은 당장 약을 먹어야 할 수준이라고 의사가 말해줬습니다.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거나 치매에 걸린 이들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10년 가까이 요양병원(또는 요양원) 신세를 진다고 합니다.

과연 병원에 의존해 생명을 연장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건강수명이란 용어가 있지요. 평균수명에서 건강이 나빠 활동이 어려운 햇수를 제외한 기간을 말합니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남자 68.26세, 여자 72.05세입니다. 기대수명은 남자 77.2세, 여자 83.66세이고요. 그렇다면 한국인은 거의 10년간 만성질환을 앓거나 장애를 겪다 숨진다는 얘기죠.

저는 충격적인 건강검진 후 곰곰이 삶을 반추해 봤습니다. 적어도 살아있는 동안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건강은 유지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하나씩 버려가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식욕, 성욕, 재물욕, 승부욕, 권력욕 등 많은 욕망을 갖고 있지요. 저는 최근 먹는 양이 많이 줄었습니다. 제 명이 70에 끝나든, 80에 끝나든 개의치 않습니다. 그러나 활력 없는 생명연장은 두렵습니다. 주위에 불편과 부담을 넘어 고통을 주게 될 것입니다.

수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활력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은 것을 버리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운동을 위해 약간의 고통도 감내하겠습니다. 추석명절이 다가옵니다. 이번 추석엔 가족을 생각하면서 저와 함께 ‘건강한 삶’을 준비해 봄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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