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개원 예정, 온재활요양병원 김인세 병원장

- 양산부산대병원 경험 바탕
- 대학병원 버금가도록 육성
- 친절한 돌봄 서비스 최우선
- 방치아닌 환자 재활에 주력
- 합창부 등 직원 복지도 지원

의대 교수 출신 김인세(70) 전 부산대 총장이 하얀 가운을 다시 입었다. 무려 15년 만이다. 그는 2003년 9월부터 부산대 17, 18대 총장을 역임하면서 의료계 현장을 떠났다.
 

   
   

김 전 총장은 이달 초 온의료원 원장에 취임했다. 온의료원은 온종합병원, 온재활요양병원, 온암병원, 온검진센터 등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부산 부산진구 부암교차로에 자리 잡은 온종합병원이 400병상 규모에서 740병상 규모로 최근 증축한 데 이어 올해 말 560병상 규모의 온재활요양병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이러면 이 병원은 1300병상을 갖춘 대학병원급 종합병원으로 거듭난다. 온종합병원은 불과 1년 사이 400병상에서 1300병상으로 3배 이상 늘어나는 중요한 시기에 김 전 총장을 온의료원장으로 모셨다. 김 원장은 부산대 총장 재임 시절 양산부산대병원을 설립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김 원장은 온재활요양병원장도 맡을 예정이다.

그는 26일 “오랜만에 가운을 입고 아픈 환자를 만나니 예전보다 훨씬 더 연민의 정을 느낀다. 무엇보다 친절한 병원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환자를 가족처럼 돌보겠다’는 말도 있지만 이 정도로는 약해요. 요즘 가족을 돌보지 않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가족처럼이 아니라 ‘내가 아파서 환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돌봐야 한다고 병원 직원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주문해요.” 그가 입은 가운에 달린 배지에는 ‘1등을 넘어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는 환자는 물론 직원 복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직원 합창단과 밴드부를 만들었다. 그는 “직원들이 병원을 집처럼 편안하게 여기고 직장생활에 만족해야 환자들에게 친절을 베풀 수 있지 않을까요. 직원들에게 병원이 클 때까지 조금만 참아주면 보상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는 온종합병원 측의 영입 제의를 받고 솔직히 망설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근 온종합병원장이 사심이 없고 생각이 바르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내 명예를 걸고 대학병원에 버금가는 병원으로 키우는 일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근 병원장이 대학병원에서 사용하는 100억 원대 꿈의 암 치료기인 선형 가속기를 도입해 암병원을 개설했다는 얘기를 듣고 투자 대비 수익이라는 병원 경영 측면에서는 합리적이지 못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어요. 정 병원장을 만나 ‘경영을 몰라 무모한 선택을 한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알고 있다. 서울로 원정 암 치료를 받으러 가는 환자를 위해서라면 비싸더라도 좋은 장비를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그날 이후 생각이 바른 정 병원장을 돕기로 마음먹었죠.”

김 원장과 정 병원장은 부산대 의대 선후배 사이로, 박희두 부산성소병원장과 함께 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 창립을 주도한 인연이 있다. 김 원장은 “나와 정 병원장은 돈키호테 같은 기질이 있는 등 공통점이 많다 ”고 했다.

김 원장은 최고의 시설과 재활프로그램을 갖춘 온재활요양병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요양병원이 없던 시절 돌아가셨지만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위해 아파트를 구해 문턱을 없애고 간병인을 고용해 모셨어요. 아버지는 일본에서 20년간 요양병원 원장으로 근무하셔서 요양병원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아요. 제대로 된 재활프로그램 없이 어르신을 침대에 가만히 눕혀만 두는 일부 요양병원은 문제가 있어요. 고령 사회를 맞아 재활요양병원이 이렇게 가야 한다는 롤모델을 정립하고 싶습니다.”

종전 요양병원과 달리 재활에 방점을 두고 명칭을 재활요양병원으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원장은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3대가 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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