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가만히 다가옵니다 시인_정정옥 꽃잎은 소리 없이 내려와외로운 이웃과거짓 사랑이 시들고 돈긴 여정으로 흐를 때꽃잎은 서서히 다가와얼어붙은 사랑 속으로저 하늘에 은하수 되어서파란빛으로 문 열리고천천히 사랑이 다가와 올 때땅 속 깊이 뿌리내려치솟는 새싹 피는 소리 들리며가만히 가만히 흰 달이 켜집니다
하얀마음 시인_정정옥 애기 동백꽃 필 무렵화두 하나 다래 나뭇가지 끝에 걸어놓고아미산 자락 수도사 가는 그 길목보랏빛 바람 그렇게 그렇게 불었다고요한 토굴 홀로이 가부좌하며풍경소리 메아리 타고 온 내 손님 들딱정벌레 지네 들고양이 반기니긴 긴 밤 두 손 모아 애간장 녹였다목련화 피는 눈부신 아침 하얀 마음관음의 장음하신 눈빛은 햇살이 되어따뜻한 삼월의 하늘로 화사 합니다벗 나무 가지마다 은빛 촛불로 가득합니다
어머니의 담배 연기 시인_정정옥 어머니의 담배연기는 일기를 쓰고 편지를 쓴다어머니가 피우는 담배 연기는 은하수를 만든다구십 오층이 되신 어머니베란다에서 띄우는 편지오월엔 빨갛게 익은 장미 빛 향 바람 같이 그렇게 이십여 년을 천상에 띄우는 서신은 아무런 대답도 없는 아버지의 손잡기를 기다리며은하수 다리를 건너 그네를 탄다아파트 아래로 내려다 보고있을때 아가들이 아장아장 걸어오면 모두가 진손자 진손녀고 생각하면서 미소를으시며 복사꽃이 아닌 버섯 꽃이 피고있는 주름진 손을 창문 밖으로 내 밀어 손을들 다가도 당신은 왜 아직도 나 데리로
원 시인_정 정 옥 동그라미 속으로 내 마음 넣으놓고비우고 비우고 또 비우고 어찌 그리도 비울것이 많은지아직도 못다 비운 별들긴 붓대 끝으로 그려놓고붓다의 원 속에 있으니
물망초라고 불렀던 자주달개비에 실린 헌화가는 노인이 수로부인에게 바친 노래입니다. 소달구지를 타고 가던 수로부인이 달구지를 멈추어 세웠습니다. 바위끝에 매달려 핀 꽃이 부인을 유혹했기때문입니다. 부인이 말했습니다. "저 꽃을 나에게 꺾어줄 사람 없나요?"없어요. 목숨을 걸지 않고는 꽃을 꺾을수가 없으므로, 선뜻 나서는 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부인은 어린애마냥 고집을 부렸습니다. "저 꽃을 꼭 갖고 싶단 말이야."마침내 소 달구지의 고삐를 잡은 노인이 부인 앞으로 다가 가서 말했습니다. "붉은 바위 끝에, 부인께서 암소
한밤중 카톡 진료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과 온종합병원 박광민 교수가 지난밤 잠을 설쳤단다. 우크라이나 난민캠프 의료지원을 위해 폴란드 출국을 사흘 앞두고 현지에서 합류할 교민과 카톡을 나누던 정근원장이 새벽 1시 30분(폴란드 시각 전날 오후 6시 30분) 응급 메시지를 받았다. 교민 한분이 배에 복수가 차서 현지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는 거다. 현지의 의료사정이 여의치 않은 걸 잘 아는 환자는 때마침 그린닥터스의 우크라이나 난민 진료 일을 돕고 있던 교민 지인에게 한국의 의료진에게 SOS를 보내달라고 졸랐던 모양이다. 당장 응
시골밥상 5월 첫날 번개 성묘를 끝내고 시골집에 잠시 들렀다. 선걸음에 형에게 인사만 하고 돌아서려다 그만 붙잡히고 말았다. 때마침 점심때였고, 30분전에 어머니 산소에 들르러 간다는 내 전화를 받은 형이 서둘러 식사준비를 한 모양이다. 좁은 부엌방에서 형수는 부리나케 밥상을 차려냈다. 밥상 위에는 푸른 물결이 넘실댔다. 귀촌하자마자 아버지어머니의 고향 집 아래채를 허물고 텃밭을 일궜다. 형과 형수는 거기에 각종 화초들을 길렀고, 찬거리로 쓸 만한 파나 상추도 심었다. 형수는 텃밭에서 방금 따낸 푸성귀들로 상차림을 했다. 마늘종무침
부둣가 다방 모처럼 다방에 들렀다. 마지막으로 다방 커피를 마셨던 기억조차 가물거릴 만큼 오랜만이었다. 일행은 쌍화차를, 나는 ‘블랙커피’를 주문했다. 실내는 수십 년 전 그대로였던지, 쿰쿰한 냄새가 진동했고 분위기는 음산했다. 어르신 몇 분은 백주 대낮부터 낮은 테이블 위에서 화투판을 벌이고 있었다. 나이 든 여주인도 그들 틈에 끼어서 킬킬거렸다. 스스럼없는 그 모습에서 비춰볼 때 이들은 단골이었고, 마치 사랑방처럼 드나드는 듯했다. 화장실이 인접해서인지 주방에서는 구수한 커피냄새보다는 거북한 지린내가 감돌고 있었다. 오래 전 여
여권 사진 몸과 마음을 옥죄던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됐다. 야외에서는 마스크까지 벗을 수 있게 됐다. 위드 코로나를 맞아 그간 움츠려있던 사람들이 기지개를 켠다. 2003년 출범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가 코로나로 인해 2년 연속 중단됐던 그린닥터스의 해외 의료봉사 활동도 다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5월 중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한 긴급 의료지원에 나선다. 장롱 속에 넣어둔 여권이 만료된 사실을 확인하고 부랴부랴 사진 찍기부터 바쁘다. 여권사진이 참 까다롭다. 4.5㎝ 크기의 여권사진 중에서 얼굴부위가 차
31㎝짜리 그릇 허기를 참고 병원 구내식당 밥을 걸렀다. 오래전부터 별러온 집 앞 칼국수를 꼭 맛보고 싶었다. ‘○○○ 31㎝ 칼국수’라는 식당 간판에서 기다랗고 쫀득한 면발의 식감이 혀를 감아왔다. 몇 차례 들렀으나 그때마다 밀린 대기 순번 때문에 포기했으나 그날은 조금 한산했다. 주문한 ‘31㎝ 해물칼국수’는 양푼 같은 그릇에 넘치게 담아왔다. 해물은 모두 조개류였다. 홍합, 물총조개가 주를 이뤘고, 가리비조개도 간간이 끼어 있었다. 국물이 시원했다. 31㎝짜리 면발의 식감을 즐기려고 조개무지 아래에 묻힌 칼국수 면을 건졌다.
지문인식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가서 지문을 등록했다. 오래전부터 추진해오던 단지 내 출입을 통제하는 스크린도어가 곧 가동돼서다. 입주민들은 등록된 지문인식이나, 평소 현관 출입용으로 사용하던 카드로 이용할 수 있단다. 지문을 등록하면서도 좀 찜찜했다. 수십 년 전 일본정부가 강요했던 재일동포에 대한 강제 지문날인제도가 떠올라서다. 당시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가 재일동포의 지문날인은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지문은 범죄수사의 핵심요소인지라, 수많은 재일동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바라보는 일본사회의 그릇된 인식에 분노한 거다. 선뜻 지문등
지하철 취식허용 아침 출근길 또 다시 꼴불견이 등장했다. 거의 2년여 만이다. 1급 전염병이던 코로나 19가 2급 전염병으로 격하된데 따른 후속조치로 지하철 내에서의 취식이 허용돼서다. 객차 한 복판 자리에서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이 한손에 빵을 들고, 또 한손엔 우유를 쥐고 열심히 먹고 있다. 건너편 자리에서도 젊은이가 마스크를 턱 아래로 끌어 내린 채 아침부터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있다. 40대로 보이는 여성은 집안일과 출군준비에 쫓겨 미처 화장을 마무리하지 못했는지, 스마트폰 액정화면 속 얼굴을 쳐다보면서 부지런히 파우더를 토닥거
하얀 5월 5월은 온통 하얗다. 출근길에 가장 처음으로 반기는 이도 하얀 얼굴이다. 얼마 전까지 연분홍으로 물들였던 산복도로 가로수가 하얗게 물들었다. 벚꽃 지자 이팝나무에 하얀 팝콘봉지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언젠가부터 우리나라 도로 주변을 이팝나무들이 차지해버렸다. 이즈음 고속도로나 국도를 내달리다보면 꽃망울 활짝 터뜨린 이팝나무 하얀 숲이 괜히 허기를 부추긴다. 차창 너머 이팝나무 꽃망울에서 구수한 버터냄새가 콧속으로 스미는 듯하다. 아파트 뒤 금정산 자락에도 온통 하얗게 뒤덮였다. 두 눈동자가 하얀 정체를 받아들이기에 앞
집단지성 직장에서 주요현안을 놓고 자주 투표로 결정한다. 의견을 묻기 전에 참석자들끼리 직급 따지지 않고 브레인스토밍을 거친다. 중구난방이어서 마치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백가쟁명(百家爭鳴)을 연상케 한다. 절대 과반을 넘는 압도적인 의견으로 수렴될 때까지 서너 차례 투표가 계속되기도 한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한두 사람이 내리는 결정보다는 여러 사람들과 논의를 거쳐 이뤄진 선택이 더 나을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디지털시대에 걸맞게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구하는 일은 공간의 제약이 필요 없는 사이버세계에서도 활발하다.
2년 만의 ‘야마벗’ 5월 첫 출근길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면서 마스크를 벗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가리개 한 장을 벗겼을 뿐인데 세상이 오롯이 내 가슴속으로 안기는 듯 편안하고 아늑했다. 콧속으로 스며드는 5월은 한없이 싱그러웠다. 늘 눈동자 속에 갇혀 있던 하얀 이팝나무 꽃과 아카시아 꽃들도 자유롭게 뛰쳐나와 세상에 향기롭게 배여 들었다. 한없는 자유를 누리기엔 일말의 망설임이 뇌리 속에 똬리를 틀고 있다.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여전히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이른 새벽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의 얼굴에도, 강아지
하얀 겨울 들꽃 시인_배동순차가운 바람을 맞으며쓸쓸히 들판을 걷다가아무도 보지 않아도 투덜대지 않고수줍게 고개 내밀고 있는하얀 꽃을 보았습니다꽁꽁 언 땅속에서움츠리고 있는 줄로 알았는데춥고 쓰라린 고통 모두 참아낼 만큼 단련이 되어많은 사람 밟고 지나가도아무렇지 않은 듯이오솔길 가운데 솟아 있습니다거친 속에서 더 강하게추운 곳에서 더욱 따뜻하게슬플 때도 더더욱 웃음 지으며미운 곳에서 더욱 사랑하려고하얗게 피어 있습니다차라리 꼭꼭 밟고 지나가라고어떤 고통도 아무것 아니라고당당하게 강한 눈웃음을 짓고 있어차마 한 걸음도 옮길 수조차 없
멈춤이 없는 문화공간 대연동 '문화골목'에서, 오늘도 영화 전문가 강기표대표님의 영화해설과 함께 영화 '리코리쉬 피자(Licorice Pizza) 를 감상하겠습니다.건축가 최윤식 대표가 2004년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동 경성대학교 인근에 주택 1채를 매입하여 음악이 있는 레스토랑으로 꾸민 이후, 2007년에 인접한 주택 4채를 통째로 사들여 주택가의 골목 풍경과 건물들을 유지하면서 복합문화공간 으로 조성하였다. 2008년 개관한 이후에 변화없이 유지되고 있다. 2008년에 '부산다운 건축상' 대상을 수상하였다.80석의 객석을 갖춘
역사상 큰 전쟁을 일으킨 자들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대개 국가와 민족과 국민을 앞세우는 전체주의자들이라는 점이다.고대에는 법가(法家)의 천하를 누렸던 진시황이 대표적이었고, 근현대에 들어서는 파시즘과 나찌즘과 마르크시즘을 내세웠던 뭇솔리니, 히틀러, 스탈린 등의 독재자들이다. 파시즘은 국가주의, 권위주의, 반공주의에다 경제사상으로 국가자본주의를 내세운 극우 정치세력이었고, 여기에 인종우월주의를 더한 것이 나찌즘이다. 또 이들의 반대편에는 극좌 정치세력으로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추구했던 마르크시즘이 있었다. 극과 극은 통하듯이 이
"장자" 사상의 중요한 특징은 인생을 바쁘게 살지 말라는 것이다.하늘이 내려준 하루하루의 삶을 그 자체로서 중히 여기고 감사하며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야지, 하루하루를 마치 무슨 목적을 완수하기 위한 수단인 것처럼 기계적 소모적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장자는 우리에게 인생에 있어서 ‘일’을 권하는 사람이 아니라 ‘소풍’을 권한 사람이다. 우리는 '일'하러 세상에 온 것도 아니고, '성공'하려고 온 것도 아니다. 그런 것은 다 부차적이고 수단적인 것이다.우리 모두는 과거 생에 무엇을 잘했는지 모르지만, 하늘로부터 삶을 ‘선물’로
What is it? 그게 뭡니까?계피나무껍질에서 나온 계피는 오랫동안 향신료와 전통 약재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의사들은 건강 문제에대해 권장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흥미로운 결과들이 나오지만 아직 인정받고 있지는 못합니다.Lower Blood Sugar 낮은 혈당당뇨병을 유발시킨 동물 살험에서 계피가 혈당을 낮추는 결과를 보였습니다만 아직 계피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모릅니다.Boost Metabolism 신진대사 촉진계피 기름인 신남 알데히드는 지방세포를 타겟으로 칼로리를 연소 시킨다고 합니다. 체중 감량에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