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속도보다 얼마나 걷는지가 장수를 결정한다. 걷기가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는 그간 주로 노인이나, 만성 질병이 있는 집단을 대상으로 이뤄졌다.일반인에게서 걷기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한 논문은 별로 없었다. 최근 미국 의사 협회지에 미 국립 암연구소가 주도적으로 수행한, 걷기와 장기간 사망률과의 관계를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연구에서는 40세 이상 미국인 4,840명을 대상으로 몸에 속도계를 부착 시키고 일주일간 매일 몇 보를 걸었는지 조사한 후, 사망률을 10년에 걸쳐서 분석했다.그 결과, 참여자들의 평균
그 부족의 정식 명칭은 '마노아'라고 한다. 오리노코강 지류의 수원에 있는 거대한 호수 기슭에 도시가 세워져 있다. 그 도시 사람들은 건물에서부터 무기, 가구, 의복, 그리고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또한 지붕이나 도로에 깔린 돌 등 모든 것에 태양처럼 빛나는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왜냐하면 그들은 호수 기슭에 퇴적되는 무수한 사금을 써서 이러한 것들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황금이 그다지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먹을 것이나 마실 것에조차 미치지 못하는 하찮은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신앙에서는 황금이 커다란 역할
초대 그리스도교 교회가 낳은 위대한 철학자이자 사상가. 고대 문화 최후의 위인이었고 중세 새로운 문화를 탄생하게 한 선구자 였다. 주요 저서인 '고백록'에서 관심을 가졌던 것은 신과 영혼이었다.또한 아우구스티누스는 "세상은 한 권의 책이며,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은 한 페이지만 읽는 것"이라고 했다.성 아우구스티누스는 354년 11월 지금의 북아프리카 지역인 로마의 누미디아 속주의 소도시 타가스테에서 마니교 신자인 아버지 파트리시우스와 기독교 신자인 모니카 사이에서 태어났다.어린시절 그가 웅변에 소질을 보이자 그를 정치가로 만들려는
경북도는 최근 4년 동안 접수된 노인 학대 신고가 2018년 432건, 2019년 494건, 2020 년 510건, 2021년 599건 등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특히 지난해 신고된 599건은 가정 학대가 583건(97.3%)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시설 학대는 16건(2.7%)으로 나타났다. 학대 가해자는 아들, 배우자 등 친족이 80%였고 학대 유형별로는 정서적 학대(52.4%)와 육체적 학대(32.4%)가 대부분이었다.경북도는 노인 학대 예방을 위해 노인 학대 예방 주간(6월 13~18일)을 운영해 도민의 경각
날씨의 두 얼굴 오후 3시. 건물 밖으로 나서는 순간 어질어질했다. 정수리를 향해 사정없이 내리쬐는 햇볕. 넥타이가 매무새를 위해 옥죄고 있던 셔츠 칼라 속이 이내 땀으로 젖는다. 살짝 머릿결이 덮고 있던 이마에도 제법 굵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고, 금방 방울방울 얼굴 위로 타고 흘러내린다. 숫제 소나기를 흠뻑 맞은 듯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보지만, 속수무책에 불과하다. 파란 하늘을 뚫고 우수수 쏟아진 햇살 또한 회색 아스팔트 위에 부딪혀 뜨거운 열기와 함께 내 두 눈동자로 파고든다. 강렬한 눈부심에 되레 사방은 깜깜해진 느낌이다
살구나무 휴일 아파트단지를 걷는데 길 위에서 구르는 나무열매가 발길에 차였다. 노란 열매였다. ‘청매실’보다 더 비싸게 팔린다는 ‘골드매실’인가. 요즘 아침 출근길마다 간밤에 나무에서 떨어진 이 녀석들을 만났다. 이 나무들은 매년 이른 봄 산수유와 벚꽃 사이에 꽃을 피웠고, 나는 당연히 매화꽃으로 알아왔다. 한데 지금 눈앞의 노란 열매는 매실이라기엔 살구에 가까웠다. 발밑의 노란 열매를 하나 집어 들고 손가락으로 살짝 짓이겼다. 잘 익은 속살이 드러났다. 속살에서 풍기는 냄새가 코끝을 끌어당겼다. 수년간 확정적 편향에 빠진 채 매실
지하철 당국의 승객차별일까 2030 부산 세계박람회를 응원합니다! 지하철 개찰구에 교통카드를 댈 때마다 내게 건네는 인사말이다. 나에 대한 인사말은 수시로 변한다. 얼마 전 지방선거 사전투표 기간엔 사전투표를 알리는 인사말을 건넸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선 아침저녁으로 지하철 개찰구 안내여성(?)은 “마스크를 착용합시다!” 하면서 들들볶았다. 다들 똑같은 줄로 알았다, 지하철 개찰구의 인사말이. 근데 달랐다. 나이 들어 보이는 어르신이 들어서면 공손하게, “감사합니다!” 하고 고개 숙여 예를 갖추는 모양새다. 사람들이 몰리는 출퇴근
시계 배터리 교체 손목시계가 태업중이다. 며칠 전부터 어슬렁어슬렁하더니 어느덧 두 시간 반이나 뒤쳐졌다. 스마트폰으로 오차 없는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데도 자꾸 손목시계 쪽으로 눈길이 쏠린다. 이삼십 분 늦을 때만 해도 감쪽같이 속았다. 그러다가 실제시간과 두어 시간 벌어지면서 바보처럼 속는 일은 사라졌다. 손목시계의 배터리가 다 돼가는 모양이다. 벌써 2년 반이나 흘렀나. 지난 2019년 1월초 홍콩 여행길에 샀던 손목시계의 배터리를 그동안 한 번도 교체하지 않았다. ‘짜가의 원조’로 알려진 홍콩이어서 선뜻 내키지 않았으나 아내가
석가모니불이 현존함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늘 혼란스럽고 중생의 삶은 고통스럽습니다. 미륵은 불교적 메시아사상을 담고 있는 부처입니다. 석가모니불이 입멸한 후 아스라한 미래에 석가모니 후임으로 사바세계의 부처가 될 미래불입니다. 미륵이 사바세계의 부처가 되면 용화수라는 나무아래에서 세 차례의 설법을 통해 석가모니가 구제하지 못한 중생을 모두 교화하게 됩니다.미륵은 아직 도솔천에서 깊은 사유에 잠겨있습니다. 왜구의 침입이 많아 고통이 매우 컸던 우리나라 남쪽 해안 지방에는 미륵신앙이 크게 유행했습니다. 미륵이 반가사유의 모습에서 벌떡 일
삶과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나의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지는 1931년생 양띠입니다. 나는 아버지의 사랑하는 맏딸입니다. 아버지는 평생 교직에 있다가 교장선생님으로 퇴임했습니다. 는 6.25 전쟁중 아버지에게 일어났던 사흘간의 이야기로, 아버지가 교직시절 학교 문예지에 올린 글의 제목입니다. 이 글을 간추려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6.25 전쟁이 일어났던 무렵, 중학교 6학년 학생이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고등학교 3학년입니다. 경상남도 산청읍 내리 외동마을의 집에서 아버지는 별안간 인민군에 의해 잡혀와서
원숭이두창 코로나19가 잠잠해지나 했더니 원숭이두창을 조심하란다. 유럽에 이어 최근 국내에서도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부산에서도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모양이다. 독일에서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환자는 입국 전인 지난 18일부터 두통 증상이 나타났고, 입국 당시에는 37.0℃의 미열, 인후통, 무력증(허약감), 피로 등 전신증상 및 피부병변을 보였다고 한다. 질병관리청에서는 곧바로 전국 병원들에 공문을 보내 본격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파악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원숭이두창은 1958년 덴마크
평화의 소중함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100일 넘게 계속되고 있다. 희생자들이 엄청나게 발생했단다. 의료시설들이 집중 포격을 당하는 바람에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아파도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며칠 전 우크라이나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는 책임자가 그린닥터스재단 앞으로 의약품과 의료장비 지원을 호소하는 서신을 보내왔다. A4 크기의 2쪽에 걸쳐 지원요청 목록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절박한 애소였다. 러시아와 전쟁을 한창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달리, 한쪽에서는 전후 우크라이나의 재건사업이 조심
집으로 가는 길 아파트 2단지 입구에서 지친 몸을 겨우 달래고는 주머니를 뒤진다. 전자감지기에 출입카드를 대자마자 문이 스르르 열린다. 다시 카드를 호주머니에 잘 갈무리하고 언덕길을 어른다. 떨리는 다리를 추스르며 내가 사는 아파트 1단지 입구에 도착한다. 이번에는 출입카드가 아니라,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감지기에 갖다 댄다. 혹시 카드를 분실할까 염려돼 엄지손가락 지문을 카드를 대신하기로 했다. 휴대는 간편했으나, 요즘 같은 코로나 상황에선 이 사람 저 사람 만진 감지기에 손가락을 터치한다는 게 영 마뜩찮기도 하다. 1단지를 통과해
마라도 자장면 거기에 들르면 꼭 먹어보라고 했다. 수많은 맛 블로거들도 한결 같이 강추했다. 송악산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에 도착하니, 눈에 보이느니 자장면집들이다. 사람들의 추천대로, 어느 지상파 텔레비전을 통해 유명세를 탔던 가게를 찾았으나 문이 닫혀 있었다. 배짱 장사인지 감히(?)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일요일에 휴무라지 않은가. 멀지 않은 곳의 가게들은 죄다 영업하고 있었고, 메뉴엔 ‘톳 자장면’이 빠지지 않았다. 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채 쓴 오이가 올려져있는 뭍의 자장면과 다른 게 있다면, 고명으로
손 글씨 어르신 한 분이 사무실로 찾아왔다. 꽤나 나이 들어 뵀는데, 아니나 다를까 올해 여든넷이란다. 놀란 만큼 자기관리를 잘한 셈이다. 허리는 곧았고, 힘 있는 목소리에 발음마저 또록또록했다. 그가 내민 명함은 여백이 없을 정도로 빼곡했다. 숱한 단체의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내게 낯익은 데는 없었다.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는지 낌새를 단박에 알 수 있었지만, 그래도 손님대접을 위해 대화에 응했다. 예상했듯 한참 자기자랑만 늘어놓더니 불쑥 서류봉투를 내밀었다. 하나는 자기 이력서와 함께 여러 사회활동 내용을 담은 서류들이었다. 또
출근길 녹색 사열대 아파트 7층에서 뾰족하고 듬성한 정수리를 드러냈던 소나무가 현관을 나서는 내 정수리를 내려다보며, 오늘도 파이팅!, 하고 응원한다. 덕분에 기운 내고 힘차게 내딛는 내 발걸음을, 녹색 숲을 이루고 있는 벚나무들이 싱그러운 기운으로 북돋운다. 밤새 달님에게 받은 영롱한 힘을 고스란히 내게 안긴다. 맞은 편 옹벽 아래 대나무들은 살랑살랑 손을 흔들며 힘찬 행진가를 연주한다. 이 모습에 샘이 난 배롱나무는 급기야 작은 손을 힘껏 내뻗어 훨씬 나이 든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젊은 배롱나무의 버르장머리 없는 행동도 애교로
어머니와의 동행 4개월째 얼마 전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사소한 망신을 당했다. 출입증 교부절차를 밟는 과정에 주민등록증을 보여달라는 안내직원의 요청에 양복 윗저고리 호주머니의 지갑 속에서 꺼내보였다. 출입증 대신에 직원은 목소리를 조심스레 내민다. “허××님이 본인 맞으신지, 1933년생인데….” 허걱! 또 실수했다. 내가 내밀었던 건 어머니의 주민증이었던 거다. 벌써 몇 번째 저지르는 웃지못할 해프닝이다. 물론 그 직원은 단박에 눈치 챘을 거다. 내가 아무리 늙수그레하게 생겨도 아흔 나이로 보이지는 않았을 테고. 사진 속 주인공이
기승전고향(起承轉故鄕) 제주 여행 중인 아내가 사진을 보내왔다. 거기 풍경이 이국적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절절이 동의한다. 카메라의 기적으로 몰아붙이기에는 돌담의 꽃 한 송이, 바닷가 노을조차 너무나 색다르고 이국적으로 다가온다. 아이러니하게도 낯익은 꽃들에서는 익숙한 유년의 고향도 또렷이 보인다. 며칠 전의 철쭉꽃이 그랬다. 한라산 윗세오름의 끝물 철쭉 꽃밭은 여전히 화사했다. 그 속의 아내가 한순간에 어린 나로 바뀌었다. 코흘리개 친구들과 함께 흐드러지게 핀 철쭉꽃밭을 헤치며 노루처럼 산등성이를 누볐다. 여기저기 골짝에서는
수염 출근길 늘 시간에 쫓기면서도 빼놓을 수 없는 면도. 깎은 지 겨우 하루 지났는데도 손의 감촉은 며칠째 건너뛴 듯 까칠까칠하기만 하다. 따뜻한 물로 얼굴 피부를 이완시키고서는 비누칠한다. 면도날이 지나가는 자리는 마치 콤바인이 지나간 넓은 보리밭 같이 말끔하고 시원한 느낌이다. 들판의 논처럼 평평하지 않은, 턱수염을 깎을 때면 불쑥 찾아드는 따끔한 통증이 상쾌함을 짓밟고 만다.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굴곡진 턱 선을 최대한 평평하게 펼쳐져 보이게 면도기를 조종하지만 자칫 힘 조절 실패로 통증을 불러들인다. 따끔! 때로 통증의 뒤끝은
떡볶이집 앞에서 작은 학원 가방을 든 어린 학생이 떡볶이가게 앞에서 서성인다. 어서 오십시오, 라는 유리창 안내글자만 아이를 반길 뿐 문은 꽉 닫혀 있다. 여느 때 같으면 군침 흘리게 하는 떡볶이며 오뎅, 각종 튀김류들이 푸짐하게 쌓여 있을 매대 또한 비닐로 덮여져 있다. 아쉬운 발걸음을 떼는 아이의 자리에 장바구니 든 30대 젊은 엄마가 서성인다. 기웃기웃 창문 안을 살펴보다가, 그 역시 허기를 뱃속에 가득 끌어안은 채 무거운 발걸음을 집으로 옮겼다. 우리 아파트 앞 노포가 달포 째 문을 닫고 있다. 처음엔 신경 쓰이지 않았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