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은 질(質)이 아니라 양(量)이다

걷기.(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제공)
걷기.(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제공)

걷는 속도보다 얼마나 걷는지가 장수를 결정한다. 걷기가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는 그간 주로 노인이나, 만성 질병이 있는 집단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일반인에게서 걷기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한 논문은 별로 없었다. 최근 미국 의사 협회지에 미 국립 암연구소가  주도적으로 수행한, 걷기와 장기간 사망률과의 관계를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연구에서는 40세 이상 미국인 4,840명을 대상으로 몸에 속도계를 부착 시키고 일주일간 매일 몇 보를 걸었는지 조사한 후, 사망률을 10년에 걸쳐서 분석했다.

그 결과, 참여자들의 평균 걸음 수는 매일 9,124보였는데, 하루에 4,000보 미만 걷는 경우는 1,000명 중 사망자가 76.7명이었고, 4,000~8,000미만 걸음을 걷는 경우는 21.4명이었고, 8,000~1만2,000 미만 걸음을 걷는 경우는 6.9명으로 줄었다.

그 이상을 걷는 경우는 4.8명에 불과했다. 논문에 의하면 하루 4,000보 걷는 경우와 비교 해서, 8,000보를 걸으면 사망률이 51% 낮아지고, 1만2,000보를 걸으면 65%나 낮출 수 있다.

걷는 속도가 빠를수록 사망률도 낮아졌지만, 빠른 걸음에 의한 효과는 실제로 매일 걷는 보행 수에 의한 효과로 밝혀졌다. 이 연구로 하루에 만 보를 걸으면 건강에 좋다는 속설이 실증적으로 증명됐다.

휴대폰에 만보기 기능이 있어서 하루에 얼마나 걸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5,000보 이하는 문제가 있다. 이 연구로 얼마나 빨리 걷는지 보다, 하루에 최소한 8,000보 이상은 걷는 게 장수 지름길인 것을 알게 됐다. 우리 모두 실천해보자.

 

- 조선일보, 이은봉(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2020.11.13.

저작권자 © ONNews 오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