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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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당국의 승객차별일까

 

  2030 부산 세계박람회를 응원합니다! 지하철 개찰구에 교통카드를 댈 때마다 내게 건네는 인사말이다. 나에 대한 인사말은 수시로 변한다. 얼마 전 지방선거 사전투표 기간엔 사전투표를 알리는 인사말을 건넸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선 아침저녁으로 지하철 개찰구 안내여성(?)은 “마스크를 착용합시다!” 하면서 들들볶았다.

  다들 똑같은 줄로 알았다, 지하철 개찰구의 인사말이. 근데 달랐다. 나이 들어 보이는 어르신이 들어서면 공손하게, “감사합니다!” 하고 고개 숙여 예를 갖추는 모양새다. 사람들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엔 그 인사말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 여기저기서, 감사합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응원합니다!, 하는 안내멘트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그냥 의미 없이 랜덤으로 나오는 안내방송쯤으로 인식됐다.

  최근 또 다른 안내멘트를 듣게 됐다. 고교생으로 보이는 학생과 거의 동시에 지하철 게이트를 통과하는데, 늘 그랬듯 ‘부산세계박람회’를 알리는 내 멘트와 동시에 “반갑습니다!”, 하는 색다른 안내방송이 나오는 게 아닌가. 호기심에 잠깐 걸음을 멈추고 안내방송의 내용을 구분해봤다. 공짜손님인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에겐 “감사합니다!”, 요금 할인승객인 어린 학생들에겐 “반갑습니다!”, 라는 안내방송으로 승객을 구분 짓고 있었던 거다. 지하철 당국이 굳이 요금별로 안내방송을 달리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어르신들께 감사합니다!, 하는 예의 정도로 그칠 것을 굳이 어린 할인 승객에게까지 일반승객과 구분되는 안내방송을 해야 할까.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살짝 차별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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