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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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일상, 소중함

 

  코로나 확진으로 자가격리 일주일 만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길지 않은 시간으로 여겼지만, 많은 게 달라져 있었다.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자마자 얼굴을 덮치는, 여전히 한기 품은 공기가 정말 반가웠다. 마스크 틈새로 풋풋함 한껏 만끽하려고 깊이 숨을 들이켰지만 아직은 N95의 강력한 방어막을 뚫지 못해 아쉽다. 헛수고라도 포기하지 않고 연달아서 들숨과 날숨으로 일상 복귀를 주변에 알린다. 아파트 나뭇가지에 걸린 노란 꽃잎들이 찬바람에 파르르 떨어댄다. 내 눈동자 속으로 와락 뛰어든 샛노란 산수유 꽃잎들이 추위에 곧추선 나의 체모 같다. 잠시 눈을 지그시 감고서 내 몸속으로 뛰어든 꽃잎들을 따뜻하게 품는다. 하얀 매화꽃도 꽃망울을 활짝 터뜨렸다. 겨우 내내 다이어트를 했음인지 앙상한 듯 날씬한 가지가 겨우 걸친 꽃 옷을 더 화려하게 돋보이게 한다. 목련꽃이 새초롬히 작은 입술을 앙다물고 있다. 봄의 대지 위에 버티고 서있는 겨울 한기가 아직은 두려워서 입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 며칠 더 지나면 천박하다 할 만큼 주책없이 커다란 입술을 크게 벌려 봄의 품속에 안길 거다.

  등굣길 아이들의 무거운 가방 속에도 봄이 가득 들어차 있을 테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설렘, 한 학년 더 올라간 어른스러움, 불확실해서 더 궁금한 미래에 대한 희망. 아이들의 가방 속 봄은 이런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을 거다.

  일주일 만에 돌아온 나의 일상은 가슴 설렐 만큼 낯설었다가 이내 오래된 친구 만난 듯 포근하고 반갑다. 그래서 일상이 그토록 소중한가 보다. 조만간 정점으로 치닫는 코로나 기세가 꺾이면, 사람들은 진짜 일상을 되찾겠지. 너무도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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