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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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

 

   “잘 지내시나요? ○○병원입니다. 지금 몸이 가장 불편한 데는 없으신지요?” 코로나 확진으로 재택치료 중인 내게 담당병원 간호사가 전화로 몸 상태를 체크한다. 하루 한번씩. “코 막힘과 콧물이 번갈아서 나타나는 증상 외에 다른 특이점은 없습니다. 바쁘실 텐데 전 괜찮습니다.” 수화기 너머 간호사가 몸조리 잘하고,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연락하라고 재차 일러준다. 2년 넘게 계속되는 코로나 상황에 지칠 대로 지쳤겠지만 그는 끝까지 상냥한 인사말로 마무리한다. 잊지 않고 매일 전화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재택환자는 안심이다. 비록 몸은 집에 홀로 외롭게 갇혀 있어도 전화 너머 의사나 간호사들이 나를 따뜻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비로소 고마운 마음까지 일어난다. “수고 많습니다, 선생님!”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을 훌쩍 넘었다. 부산도 하루 3만 명 넘게 코로나에 걸린다. 내 주변에도 확진됐다는 이들이 즐비하다. 의료시스템 붕괴를 고려해서 대부분의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들은, 입원하는 대신에 자기 집에서 치료받게 한다. 겪어보니 일반감기 같아 그리 걱정스럽지는 않지만, 행여 응급상황이 생길까 재택치료 대상자들은 조마조마할 게다. 재택치료 의료기관의 의료인들이 매일매일 전화로 체크하지만, 불안감에 떠는 환자들의 목소리는 거칠어지고 욕지기까지 예사롭게 내뱉는다는 소식이다. 혼자서 수십 명씩의 재택환자들을 돌보는 간호사들은 자기 병원 일까지 떠안아 심신이 천만근에도 보람으로 버텨보려 하지만, 막 대하는 욕받이 신세 앞에선 만사 포기하고 싶단다.

   급증하는 확진자들에 오늘도 보건당국은 재택환자 돌봐줄 병원들을 수소문하고 있지만 의료인들은 이미 기진맥진 상태다. 이들이 무너지면 의료시스템도 붕괴될 텐데 걱정이다. 이들에게 따뜻한 사회적 배려가 절실한 시점이다. 당국은 당국대로 의료인들을 격려해줄 인센티브를 적극 검토해야 할 때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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