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광개토왕과 장수왕- 이석연 정재수 지음 /논형 /3만 원

부산 서구 동아대 석당박물관 광개토왕릉비 모형. 높이 약 6m로 실제 것과 같다. 국제신문 DB
부산 서구 동아대 석당박물관 광개토왕릉비 모형. 높이 약 6m로 실제 것과 같다. 국제신문 DB

이석연 변호사(전 법제처장)와 역사 작가 정재수 씨가 ‘새로 쓰는 광개토왕과 장수왕’의 저자란 점이 우선은 눈길을 확 끌었다. 한국 사회에서 ‘독서가’ ‘책 사랑꾼’을 꼽아본다면,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최상위 구간에 속할 게 확실하다. 현재 ‘책 권하는 사회 운동본부’ 대표다. 꽤 알려진 일화 하나만 떠올리고 가자면, 그는 중학교 졸업 6개월 만에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그 길로 김제 금산사에 들어가 2년 넘게 500권에 이르는 책을 읽었다.

공동 저자 정재수 씨는 역사 저널리스트이며 ‘백제 곤지왕 연구가’로도 소개돼 있다. 소설 ‘곤지대왕’ ‘백제의 곤지왕’을 썼고, 저서 ‘고구려 역사의 부활’ ‘백제 역사의 통곡’ ‘신라 역사의 명암’을 시리즈로 냈다.

‘새로 쓰는 광개토왕과 장수왕’은 체제·편집·항목·내용이 매우 꼼꼼하고 다채롭다. 논지를 전개하고자 활용한 자료와 요소도 아주 많다. 그래서 ‘서문’을 통해 두 저자가 이토록 공이 많이 드는 작업을 펼친 목적을 간추리는 게 좋겠다. 서문 첫 문장은 “지금까지의 광개토왕과 장수왕의 역사는 모두 지우자”이다.

“광개토태왕은 우리 역사가 최고로 손꼽는 정복군주이다. 또한 광개토왕의 뒤를 이은 장수왕은 수성군주의 표상이다. 고구려는 광개토왕과 장수왕의 등장으로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맞는다.” 광개토왕은 21년을 통치하고 39세에, 장수왕은 80년을 통치하고 98세에 세상을 떠난다. 두 저자는 곧이어 문제의식을 밝힌다. “그런데 ‘삼국사기’를 보면 기록 자체가 너무나도 부실하다. 한마디로 광개토왕과 장수왕의 업적은 보잘 것이 없다.” 저자들은 이런 비판의식과 절실함을 바탕으로 남당 박창화(1889~1962) 선생의 성과를 가져온다.

남당 박창화는 일제강점기 일본 왕실도서관 촉탁 직원으로 일하면서(1924~1942) 일본이 소장한 한민족 삼국 역사서를 필사해 귀국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남당필사본’ 또는 ‘남당유고’라고 한다. 이 가운데 고구려 역사서를 ‘고구려사략(高句麗史略)’으로 통칭한다. “‘고구려사략’은 고구려인의 시각으로 정리되고 편집된 고구려의 역사서”라고 저자들은 밝힌다.

‘새로 쓰는 광개토왕과 장수왕’은 ‘고구려사략’ 내용을 바탕으로 ‘삼국사기’ ‘광개토왕릉비’뿐만 아니라 숱한 중국 역사서 기록을 참조하고 비교하면서 광개토왕과 장수왕의 진면목을 총체적으로, 새롭게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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