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분과 칼슘은 서로 체내 흡수 방해 ‘상극’…수용성 비타민은 공복에, 지용성 비타민은 식사와 함께 섭취를

약.(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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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건강하게 균형 잡힌 식단이라고 해도 부족한 영양소는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렇게 부족한 영양소는 각종 영양제로 보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영양제라고 해도 잘못 먹으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몸에 해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복용해야 제대로 된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영국 하트포드셔대학의 스포츠 영양학자인 린지 카스는 “건강을 위해 필요한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은 복잡하고 섬세한 균형을 이루면서 몸속에서 서로 상호 작용한다”고 말하면서 “가령 어떤 영양소들은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또 어떤 것들은 체내에 더 많이 흡수되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영양보충제를 최대한 잘 활용하고 돈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복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이다.  

 

01. 철분

◎잠자기 전 공복에 섭취하고, 비타민C나 비타민A와 함께 먹을 것.
◎유제품, 홍차, 아연 보충제와 함께 먹지 말 것.

 
철분 결핍은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영양소 결핍 증상 가운데 하나다. 영국 보건청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4분의 3이 피로감, 무기력, 심장 두근거림을 유발하는 철분결핍성 빈혈에 걸릴 위험이 있다. 이는 월경 기간 동안 최대 250mg의 철분이 손실되기 때문이다. 

런던의 약사인 에이단 고긴스는 “철분은 공복에 섭취해야 한다. 다만 비타민C는 철분을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 때문에 비타민C와 함께 복용하거나 오렌지 주스 한 잔과 같이 마시면 좋다”고 덧붙였다. 이는 비타민C가 철분 입자와 결합하기 때문인데 이런 경우 철분이 장에서 완전히 흡수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비타민A 역시 철분 흡수를 돕기 때문에 비타민A, 혹은 비타민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을 함유한 철분 보충제를 복용하면 좋다.

다만 이때 유의할 점은 우유와 함께 섭취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고긴스는 “우유 안에 있는 칼슘이 장에 있는 철분 수용체를 막아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차와 함께 섭취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식사를 하면서 차를 마시면 음식 속의 철분 흡수를 최대 90%까지 억제할 수 있다. 따라서 철분 영양제를 차와 함께 먹으면 동일한 부정적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는 차에 있는 타닌(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식물성 화합물) 성분이 철분과 결합해서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2017년 영국 여성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식사를 하고 한 시간 후에 차를 마시면 몸에 흡수되는 철분의 양이 50%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차는 최소 두 시간은 지난 다음에 마시는 게 좋다.

아연은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또 다른 영양소다. 때문에 함께 섭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고긴스는 “너무 많은 요인들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철분은 가능한 비타민C를 함유한 보충제와 함께 먹는 게 가장 좋다. 그리고 잠자기 한 시간 전, 또는 저녁 식사 후 두 시간이 지난 다음에 먹는 게 가장 좋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잠자기 바로 직전에 복용하면 철분이 내장 안에 오래 머물게 되고 이로써 섬세한 내막을 자극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메스꺼움과 불편함이 느껴질 수 있다”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럼 철분제는 며칠 간격으로 먹는 게 좋을까. 스위스 취리히의 인간영양연구소가 2017년 ‘란셋 해마톨로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철분 보충제는 하루에 한 번보다는 이틀에 한 번씩 섭취할 때 더 많이 몸에 흡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02.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D, 비타민K를 함유한) 칼슘 보충제는 음식과 함께 섭취할 것. 
◎구연산칼슘을 함유한 제품을 고를 것. 다만 아연이나 철분제와 함께 복용하지 말 것.


많은 갱년기 여성들은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칼슘을 섭취한다. 칼슘은 뼈에 좋은 마그네슘과 함께 복용하면 특히 더 좋다. 칼슘과 마그네슘은 어떤 면에서는 함께 효과를 증대시키지만, 다른 면에서는 장에서 흡수되기 위해 서로 경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긴스는 실보다 득이 더 많기 때문에 마그네슘이 함유된 칼슘제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비타민D와 비타민K는 칼슘 보충제에 종종 함유돼 있는데 이는 둘 다 칼슘 흡수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고긴스는 “칼슘이 몸에 잘 흡수되기 위해서는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아야 한다. 이는 비타민D가 칼시트리올이라는 호르몬으로 전환되기 때문인데 칼시트리올은 칼빈딘이라고 불리는 칼슘 흡수를 돕는 단백질의 생성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긴스는 “칼슘을 음식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가 증진된다”라면서 특히 구연산칼슘이 함유된 보충제를 추천했다. 

2014년 플로리다주립대학교의 연구원들은 칼슘과 콜라겐을 함께 복용하면 초기 폐경기 여성들의 뼈 손실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아연이나 철분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칼슘 흡수를 방해하므로 칼슘과 분리해서 먹는 게 좋다.

 

03. 비타민D

◎지방이 함유된 음식(또는 하루 중 가장 거하게 먹는 식사)과 함께 저녁에 섭취할 것.
◎비타민E 보충제와 함께 복용하지 않을 것.


겨울철에는 인구의 절반 정도가 건강한 뼈와 강한 면역력에 필수인 비타민D 부족을 겪게 된다. 비타민D는 주로 피부에 햇빛을 쫴야 만들어지기 때문에 야외 활동이 적은 겨울철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겨울 동안 매일 10mg씩 보충제로 섭취하는 게 좋다.

다른 지용성 비타민(A·E·K)과 마찬가지로 비타민D는 아보카도, 계란 노른자 또는 올리브 오일과 같은 지방이 함유된 식사와 함께 섭취하면 더 잘 흡수된다. 2010년 ‘뼈 및 미네랄 리서치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는 하루 중 보통 가장 무거운 식사인 저녁 식사와 함께 복용해야 공복에 복용하거나 적은 양의 식사와 함께 복용할 때보다 50% 정도 더 잘 흡수된다.

단, 비타민D 보충제는 비타민E와 함께 섭취하면 안 된다. 둘 다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몸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함께 복용할 경우 흡수량이 줄어든다.

 

04. 비타민C

◎공복인 상태로 아침에 섭취할 것. 
◎고용량을 복용할 경우 하루에 걸쳐 나눠서 섭취할 것.
◎지방성분이 함유된 캡슐 타입의 알약을 복용할 것.


면역 체계에 중요하고 건강한 피부와 뼈 건강에 필수인 비타민C는 수용성이기 때문에 다른 비타민과 달리 지방과 함께 섭취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수용성 비타민은 단백질과 식이섬유로 인해 체내 흡수가 방해될 수 있기 때문에 아침 식사 전, 즉 완전히 공복일 때 복용하는 게 좋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 몸은 비타민C 하루 권장량인 40mg의 10배에 달하는 400mg까지 흡수할 수 있다. 다만 몸에 저장되지는 않기 때문에 초과분은 소변으로 배출된다. 1000mg의 비타민C를 짧은 간격으로 섭취해야 하는 사람들(예를 들어 감기에 걸렸을 경우)은 하루 동안 나눠서 섭취하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혈중 비타민C 농도가 일정하게 높은 수치로 유지될 수 있다. 

하루에 나눠서 복용하면 일부 사람들이 고용량을 한꺼번에 복용할 때 겪는 배탈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비타민C 입자를 지방 안에 감싸놓은 리포솜 캡슐 형태는 경구 비타민C 보충제보다 더 높은 흡수력을 제공한다.

 

05. 피시 오일

◎지방을 함유한 음식과 함께 섭취할 것.
◎운동이나 수면 전에 섭취하지 않을 것.


피시 오일은 EPA와 DHA라고 불리는 두 가지 오메가-3 지방의 풍부한 공급원이다. 피시 오일은 우울감, 심장질환, 류머티즘 관절염을 포함해 광범위한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피시오일.(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제공)
피시오일.(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제공)

핵심은 섭취 타이밍이다. 고긴스는 “아침 식사를 먹기 전 공복 상태에서는 피시 오일을 먹지 않도록 한다. 몸 안에서 충분히 흡수되기 위해서는 음식의 지방 성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항상 식사와 함께 섭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음식 속의 지방이 췌장을 자극해 효소를 방출하고, 이 효소는 오메가3 오일이 내벽을 통해 흡수될 수 있을 만큼 잘게 분해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피시 오일 보충제를 섭취하면 위장에서 가스가 생성되기 때문에 운동이나 취침 전에는 먹지 않는 게 좋다.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자리에 누우면 가스가 식도로 넘어와 역류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불쾌한 비린내 나는 트림이 나오기도 한다. 

피시 오일을 소화하기 어렵다면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리파아제 효소가 함유된 보충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06. 비타민B

◎공복인 상태에서 아침에 복용할 것. 
◎다른 형태의 비타민B가 혼합된 보충제를 함께 먹을 것.  


비타민 B6, B9, B12를 포함해 총 8개의 비타민B는 혈액순환, 신경계, 그리고 활력을 위해 필수적인 영양소다. 비타민B는 수용성이기 때문에 공복인 상태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복용하는 게 좋다. 특히 비타민B12는 식사 후에 복용할 경우 음식의 단백질과 결합해 몸에 흡수되지 않고 즉시 노폐물로 배출될 수 있다. 

 

07. 마그네슘 

◎칼슘과 함께 섭취할 경우 신중하게 균형을 잡을 것. 
◎심신 안정 효과를 얻기 위해서 복용한다면 취침 시간에 섭취할 것.


마그네슘은 뼈 건강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칼슘과 함께 섭취할 경우에는 불안감, 하지불안 증후군, 근육 경련, 편두통, 그리고 전반적인 수면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칼슘과 마그네슘은 몸에서 흡수될 때 서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둘을 한꺼번에 복용해야 한다면 마그네슘보다 칼슘을 두 배 더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 

약.(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제공)
약.(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제공)

다만 일부 연구에 따르면 마그네슘 섭취량이 너무 적고, 칼슘 섭취량이 너무 많을 경우에는 동맥의 석회화가 일어나서 심장병의 위험이 증가된다.

마그네슘을 섭취하는 경우 긴장완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잠들기 전에 복용하는 게 좋다.

 

*종합비타민이 돈 낭비인 이유는?

영양제를 복용할 때는 물과 함께 삼키는 게 가장 좋다. 특히 비타민B와 비타민C 같은 수용성 성분이 몸 안에서 분해되기 위해서는 물과 함께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카페인이 영양분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커피는 안된다. 또한 커피는 이뇨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수용성 비타민이 체내에 흡수되기 전에 배설될 수 있다. 커피를 마신다면 커피를 마신 후 한 시간 정도 기다리는 게 바람직하다. 홍차, 에너지 드링크,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들도 마찬가지다. 

종합비타민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해보는 게 좋다. 어쩌면 종합비타민 하나만 복용하는 건 돈 낭비일 수 있다. 왜냐하면 영양소들 가운데 일부는 서로 흡수되기 위해 경쟁할 수 있고, 따라서 모든 영양소들을 완전히 섭취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C 하나만 복용했을 때는 99%가 흡수되지만 종합비타민을 복용할 경우에는 비타민C의 50%도 채 흡수되지 않는다. 게다가 종합비타민에는 수용성 비타민과 지용성 비타민이 모두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공복에 먹을 경우에는 지용성 비타민의 대부분이 몸에 흡수되지 않는다. 반면, 식사와 함께 섭취하면 수용성 비타민이 흡수되지 않을 수 있다.

미네랄을 섭취하기 전에는 견과류를 먹지 않도록 한다. 콩, 견과류와 같은 식물성 음식에서 발견되는 인의 한 형태인 피틱산은 철분, 칼슘, 마그네슘을 포함한 장내 미네랄과 결합해서 파이테이트를 생성한다. 우리 몸은 파이테이트를 분해할 수 없는데 이는 파이테이트에 묶인 미네랄이 체내에 적절하게 흡수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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