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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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마스크가 부른 장단점

 

  요즘 퇴근길 갈맷길을 걸을 때 마스크를 벗는다. 답답함을 걷어낼 수 있어 가장 반가웠다. 벌써 한여름 같은 무더위 속에 마스크로 얼굴까지 가려야 하는 일은 분명 갑갑증을 부르니 말이다. 꽉 막혔던 소통의 벽도 제법 걷힌 느낌이다. 한창 걷다가 누군가의 부름에 길을 멈추는 일도 잦아졌다. 내 얼굴을 알아본 지인들이다. 코로나 유배(?)를 끝낸 우리는 손을 맞잡고 비로소 해방감을 만끽한다.

  때로 탈 마스크가 당혹스럽기도 하다. 아직 모든 이들이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은 탓에 아는 체 하는 상대가 마스크로 무장하고 있을 땐 내 쪽에서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 하게 된다. 윤곽으로라도 누군지 알아보려 다가서면 상대는 탈 마스크의 나를 보고 주춤 물러서는듯하다. 이러니 무조건 과도한 몸짓을 섞어가면서 반갑다고 맞장구 칠 수밖에. 진짜 나를 곤란하게 하는 건 서로 탈 마스크 상태에서 상대는 나를 알아보고 반가워서 손을 내미는데, 나로서는 그에 대한 어떤 정보도 머릿속에서 끄집어낼 수 없을 때다. 햐, 그 낭패감이라니!

  날이 갈수록 야외에서 탈 마스크한 사람들이 늘어날 텐데. 안면인식장애라도 있는 듯 도무지 지인들을 빨리 알아보지 못하는 나로서는 코로나 마스크 시대가 그리울 듯하다. 며칠 전 저녁에도 갈맷길에서 내게 반가운 인사말을 건네는 지인이 누군지도 모른 체 건성으로 알은 체 했다. 그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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