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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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에 대한 오해

 

간단히 먹지. 그냥 끼니를 건너뛰기는 그렇고? 휴일 저녁 샌드위치로 식사를 대신했다. 올리브기름에 구운 식빵에다 달걀 프라이, 구운 베이컨, 야채샐러드를 넣어 토마토케첩을 뿌렸다. 아주 간단히(?) 하려 했으나, 정말로 간단하지는 않았다. 야채샐러드를 만드는 일은 잔손질이 많이 갔다. 양배추 등 야채를 깨끗이 씻어 도마 위에서 잘게 써는 일까지 제법 정성을 들여야 했다. 된장찌개나 국을 끓여서 한 끼 때우기에 비해 일이 수월하지는 않아 보였다.

  우리는 흔히 간단히 식사 한 끼 때우려 할 때마다 이런 말을 꺼낸다. 간단하게 국수를 삶아 먹을까. 들일 바쁜 시골에서 어른들이 주고받는 이 얘기를 듣고 자란 나는 정말 국수요리는 간단한 줄로만 알았다. 요리해야 하는 여자 입장에서는 이 말이 얼마나 짜증스러운 건지 미처 알 수 없었다. 끓는 물에 삶아낸 국수만으로 먹을 수는 없는 일. 멸치육수를 우려내고, 양념장은 만들어야 한다. 양념장엔 풋고추나 쪽파라도 섞어 넣어야 한다. 여기에 고명용으로 부추를 데쳐 내거나, 하다못해 묵혀둔 지난 김장김치라도 꺼내서 쫑쫑 쓸어야 한다면? 달걀지단을 뺀 초간편 레시피라 해도 이게 어디 간단한가.

  그동안 초간편 음식의 대명사였던 국수나 샌드위치는 이제 배제돼야 합당하다.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딱 맞는 양의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제공되는 수많이 다양한 밀 키트들이 배송되는 요즘 아닌가. 휴일 아내 표 샌드위치는 맛있었고, 건강이 듬뿍 배여 있는 정성들인 한 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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