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_배 동 순
송도 케이블카에서
시인_배동순
머리 위로 구름과 희망이 있고
발 아래로는 하늘과 바다가 출렁인다
멀리서 그리던 황홀한 경치를
내려다 보는 순간
짜릿한 긴장이 머리를 스친다
누구든지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
그리움과 미움이 없는 추억은 없다
일단 출발하고 나면
허공에서는
어지러운 사랑도 견뎌내야만 한다
덜컹거리며 철탑을 지날 때
다시 만날 가능성이 없는 좋은 사람들
한 공간에서 출렁이는
눈빛을 주고 받으면서
함께 천상에서의 미소를 나눈다
은근히 무서운 사랑을 하고 싶으면
송도 케이블카에 몸을 싣자
멈추는 곳은 중간 기착지일 뿐
다시 내려갈 때 또 다른 좋은 사람을
볼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