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사람들 이미지 제공
블로그_따뜻한사람들 이미지 제공

고물가에 대한 단상

 

  최근 고물가를 취재하고 있던 후배기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봉사단체 그린닥터스의 무료급식봉사를 하는 것과 관련해서 물었다. 부식비용이 크게 늘지 않았느냐는 거다. 사실 나도 궁금했다. 병원 직원식당에서 하루 두 끼를 해결하고 있어 음식 값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이따금 외부 식사미팅 자리에서 벽에 붙어 있는 메뉴 표를 보고 짐작할 따름이었다. 메뉴 표의 가격 표시 맨 앞자리 숫자가 종이로 덧 씌워져 있었다. 최근에 급히 올린 가격들이었다. 새로 종이 위에 적힌 숫자는 두 자리였고, 이전에 깔끔하게 적힌 하위 숫자는 ‘,000’이었다. 천 원대 음식 값이 죄다 만 원대로 올랐다는 증거였다.

  후배의 부탁을 받고, 그린닥터스 무료급식 봉사단장에게 전화로 요급 식자재 비용을 물었다. 2020년 5월 코로나 19로 중단하기까지 매주 일요일 200∼250인분 식사를 마련하는 데 월 65만 원가량 들었으나, 지금은 한 주 210인분 식사를 준비하는데 비용이 43만원이나 들었다고 한다. 한 달 치로 치자면 170여만 원이나 드는 셈이다. 거의 3배 가까이 늘어난 거다. 그마저 이전에는 쇠고기 불고기를 포함해서 1식 4찬을 준비했으나, 지금은 콩나물이나 곤드레 나물 비빔밥, 카레라이스 같은 단품 메뉴를 내놓고 있단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가 무료급식 봉사활동까지 위축시킬까 걱정스럽다.

저작권자 © ONNews 오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