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기사회생 뒤의 짠한 연대감

 

  그가 기사회생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쓰러진 그가 오랫동안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넘나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랐던지. 이후 간간이 전언으로 듣게 된 그는 일단 사선을 넘었으나 여전히 장담할 수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직장으로 복귀했다니 어찌나 반가운지.

  젊은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쓰러졌다. 손과 발의 근력이 무력해지면서 병상에 몸져눕고 말았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금방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날 줄 알았던 그는 병가를 사용하고 남겨둔 연가까지 총동원해 치료받았으나 차도가 없었다. 병명은 길랭-바레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 긴 투병에 들어간 그는 병마뿐만 아니라, 빨리 일자리로 복귀하지 못한 탓에 생존과도 싸워야했다. 첫 6개월까지만 직장에서 월급이 나와서다(기간에 따른 일부 지급일지라도). 반년을 넘기면서 삶이 위기에 몰린 그에게 동료들은 손을 내밀었다. 선배들과 후배들이 저마다 나서서 자신들의 휴가를 스스로 반납하고 그의 일을 떠안았다. 어떤 후배는 사흘치, 어떤 친구는 1주일치, 한 선배는 자신의 한 해치 휴가를 회사에 반납하고 그가 계속 월급을 받을 수 있게 도왔다.

  지금 그는 백신접종 이전의 상태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가파른 산을 오르거나 뜀박질은 어렵지만 나름 직장생활을 잘해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다만 아직도 그가 자신의 질병을 방역당국으로부터 코로나 백신 부작용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치료비 조로 약간 지원받는데 그쳤단다. 다시 코로나가 재유행하는 요즘, 나이 많은 그의 직장 선배들은 백신 추가접종을 망설인단다. 맞자니 그 후배처럼 부작용이 걱정스럽고, 안 맞자니 행여 코로나에 감염되면 병원비를 오롯이 자기 부담해야 하니 말이다.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기보다 동료들의 연대의식에 기대야하는 처지라니.

저작권자 © ONNews 오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