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세스카 남편과 함께 맨손체조를 (6/6)

낚시질할 때는 고기를 낚아서는 도로 놓아주고 오직 낚시질만 즐겼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사람이 "왜 애써 잡은 고기를 놓아주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면 남편은 "나는 고기를 잡으려고 낚시질 하는 것이 아니라 낚시를 즐기려고 낚시질 한다."고 설명했다.

항상 바쁜 일정을 나누어 주말이면 남편은 한국학생이나 동지들과 낚시하러 포토맥 강변이나 호수가로 나갔다. 미국에서 낚시할 때면 남편은 가끔 한강변의 광나루 낚시터 이야기를 해 주었다. 

나와 함께 미국 각지를 돌아다닐 때도 남편은 늘 자기 고향의 아름다운 풍경과 정겨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려서 연날리기하며 뛰어놀던 남산과 복숭아꽃이 만발하던 고향집과 동네 과수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따먹던 복숭아와 사과 얘기를 할 때는 마치 소년 같았다. 

어디 가나 남편은 철따라 나무와 꽃 가꾸는 일에 열심이었다. 남편이 어찌나 나무와 꽃을 사랑하고 잘 가꾸는지 일류 정원사들이 감탄할 정도였다. 

남편을 아는 수목전문가들은 자기들이 모르는 일을 남편에게 물어오기도 했다.

남편은 늘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사람은 흙을 밟으며 흙냄새를 맡아야 건강하게 오래산다."고 하면서 "항상 우리나라의 나무와 흙을 사랑하고 자연을 벗하라" 고 일러주었다. 

남편은 미국이나 화와이의 동포어린이들과 함께 '아리랑'과 '도라지타령'을 잘 불렀고 노래를 가르쳐주기도 했다.

"삼천리반도 금수강산 하나님 주신 동산 / 이 동산에 할 일 많아 사방에 일꾼을 부르네 / 곧 이 날에 일가려고 누가 대답을 할까 / 일하러 가세 일하러 가 삼천리 강산 위해 / 하나님 명령 받았으니 반도강산에 일하러 가세."

남편은 늘 "욕심내고 화내고 남을 미워하는 것이 건강에 제일 해롭고,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며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강을 유지하는 최선의 비결은 언제나 마음을 편안히 갖고 잠을 잘 자는 것이라고 남편은 말해 주었다.

미국에서 남편은 많은 사교 모임에 나갔지만 술과 담배는 일체 입에 대지 않았다. 청년시절 집안 어른들로 부터 술 마시는 법을 배웠다는데 구국운동할 때부터 술과 담배를 끊어버렸다고 했다. 

그러나 해방후 귀국해서 가끔 윤석오씨와 이기붕씨 집에서 정성껏  담가보낸 막걸리를 '불로자수주'라고 남편은 나에게도 조금씩 권하며 즐긴 적은 있었다.

그러나 6.25전쟁 후 "굶는 국민이 있는데 어찌 쌀로 만든 막걸리를 마실 수가 있겠는가."하고 막걸리는 물론 다른 술도 입에 대지 않았다. 

언젠가 어느 애주가 친척이 와서 나에게 "만일 대통령이 술을 좀 마셨더라면 한국의 역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되지 않았겠느냐?" 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술과 담배가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지 않으므로 우리 역사에도 보탬이 됐으리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남편은 가슴에 울분이 쌓이면 장작을 열심히 팼다. 장작 패는 일은 남편이 젊었을 때부터 해왔다고 했다.

약소민족의 지도자로서 나라 없는 설움과 냉대를 받으며 강대국의 횡포에 시달려 온 남편에겐 장작 패는 습관이야 말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건강을 지켜 준 비결이 아니었나 여겨진다.

화나 울분은 참는 것보다 빨리 풀어야 건강에 좋다고 한다. 독립운동하던 시절이나 대통령 재임시나 남편은 틈나는 대로 나와 함께 맨손체조를 하거나 산책을 했고 정구를 즐겼다.

 

- # 청년의꿈, 정치, 갠적으로 대한민국 영부인 레전드, 강한대한민국 (2022.03.18.)
- (사진) 1957년 경북 영주 부석사를 방문한 이 대통령 부부가 손을 맞잡고 기둥을 껴안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한학과 붓글씨에 뛰어났던 이 대통령은 부석사와 문수사를 비롯해 전국 사찰의 편액도 많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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