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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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손흥민

 

  월요일 새벽 낭보가 전해졌다. 3시 반. 눈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스포츠뉴스부터 검색했다. 손흥민 선수가 시즌 마지막 경기서 두골이나 넣어 아시아선수로서는 최초로 영국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등극했단다. 축구의 종가에서 이룬 기적이라 할만 했다. EPL뿐만 아니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ㆍ독일 분데스리가ㆍ프랑스 리그1ㆍ이탈리아 세리에A 등 유럽 5대 리그에서 아시아 선수가 득점왕에 오른 것도 최초다.

  우리나라에 프로 스포츠가 도입되기 전인 1978년 당시 축구 국가대표였던 차범근 선수가 세계최강 독일 분데스리가 팀인 다름슈타트에 입단했다. 우리는 놀랐고 열광했지만, 누구도 그의 성공을 기대하지 않았다. 아시아에서는 최강이었으나, 세계 속의 한국 축구는 동네북 신세였으니. 그는 이듬해 프랑크푸르트 팀으로 옮겨 분데스리가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나의 20대는 차붐과 함께 내달렸다. 육상 단거리선수만큼이나 빨랐던 차범근 선수는 “차붐”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면서 분데스리가 10년 동안 98골이나 넣었다. 전인미답의 업적이었고, 전무후무할 기록으로 남을 거라 여겼다.

  누구도 뛰어넘지 못할 거라 여겼던 차붐의 기록은 뜻밖에 손흥민 선수에 의해 깨졌다(‘뜻밖에’라는 표현은, 사실 나는 스페인 프리메라 리그에서 ‘한국의 메시’라 불리던 이승우 선수에게 잔뜩 필이 꽂혀 있었다). 손흥민도 차붐처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클럽에서 시작했다. 이후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빼어난 윙어로 이름 날렸고, 결국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계약했다. 인종차별이 심한, 그것도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나 비하행위가 잦은 프리미어리그 경기장에서 그는 결국 보란 듯이 아시아선수로는 처음으로 득점왕까지 차지한 거다. 유럽 최고인 분데스리가와 프리미어리그에서 그의 통산 득점기록은 100골을 훌쩍 뛰어넘어 차붐을 능가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도 통산 93골을 넣어 한 시즌 더 치르면 분데스리가에서 차붐이 세운 98골도 넘어선다. 피지컬이 좋은 그는 앞으로 몇 년 더 전성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손흥민의 한 골 한 골은 한국 축구의 역사이고, 5천만 국민들의 기쁨이기도 하다. 쏘니(Sonny : 아가, 얘야라는 뜻의 친근한 호칭이란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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