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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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보호구역

 

  아파트단지 앞 도로의 신호등이 옷을 갈아입었다. 검정색에서 노란색으로. 아직은 낯설고 어색하다. 익숙해질 때까지 그렇겠지. 신호등 색깔을 바꾼 이유는 물론 넉넉히 짐작되고도 남는다.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어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일 터이다. 신호등 불빛 색깔로도 충분할 텐데 굳이 덮개까지 노란색으로 바꾼 뜻은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노란 신호등이 설치돼 있는 곳은 어린이보호구역이므로 모든 차량들은 신호등 불빛이 빨강이든, 노랑이든, 파랑이든 무조건 ‘일단 정지!’ 하라는 의미일까.

  우리 아파트 앞 도로를 거쳐 금정산 산복도로를 지나다니는 운전자들이 요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 구간 내 설치돼 있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무더기 속도 위반딱지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모든 차량이 ‘시속 30킬로미터 이하’로 속도를 줄여야 한다. 대개 이 기준치의 두 배 이상으로 달리던 차들이 깜빡하고 들어섰다가 그만 딱지를 끊기고 있는 거다. 특히, 바로 아래쪽 대로변의 긴 신호대기 시간을 피해, 좀 둘러가지만 막힘없이 질주해보려고 산복도로로 진입한 차들이 ‘속도 30킬로 이하’ 덫에 덜컥 걸려드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체 속도를 줄일 줄 모르는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려고 급기야 초등학교 근처의 우리 아파트 앞 신호등 덮개까지 노란 옷을 입혀 ‘병아리 같은’ 어린이들을 보호하려는 모양이다.

  명시성과 가독성이 빼어난 노랑. 교통 신호등 앞에서 툴툴거리기보다는 ‘방사능표지’의 노란색을 떠올리며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을 위해 원전 안전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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