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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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닦이

 

폴란드 인근 조지아에 여행을 다녀온 아내가 선물로 안경닦이를 사왔다. 투박한 인상의 조지아사람의 초상화가 그려진 안경닦이가 예뻤다. 차마 안경을 닦기가 미안할 만큼.

안경닦이의 초상화와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더욱 끌렸다. 화가의 이름은 니코 피로스마니(Nico Pirosmanashvili). 19세기말과 20세기 초에 걸쳐 활동한 조지아 국민화가로서 파블로 피카소 등 많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줬다고 한다. 뜻밖에도 그는 독학으로 그림공부를 했다. 몹시 가난했던 그는 철도 노동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홀로 그림공부를 했고, 심지어 가게 간판을 그려주고 남은 페인트로 자신의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조지아의 혼이 담겨져 있단다.

손바닥 만한 크기의 안경닦이지만, 차마 유리의 얼룩을 지우는데 쓰기엔 위대한 화가에 대한 비례가 아닐까. 게다가 투박한 삶 속에서도 착하고 낙천적인 삶을 살아가는 조지아 사람들의 혼에 되레 작은 얼룩을 묻힐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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