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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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최면

 

  눈을 뜨니 새벽 4시. 어느덧 창을 넘어온 한기가 잠자리의 게으름을 재촉하지만, 머뭇거릴 새 없이 곧장 하루 일과의 숭고한(?) 의식에 돌입한다. 자기최면을 걸기라도 하듯.

  소파에 누운 채 종아리 아래쪽을 좌우로 번갈아가면서 100회씩, 6번을 되풀이해서 두드린다. 반대쪽 발로써. 마지막 6번째는 100회 아닌, 80회씩만 종아리를 친다. 총 1,160회. 신장 기능을 좋게 한다는 얘기에 수년째 하고 있다. 그대로 누워서 윗몸일으키기를 100회. 복부 근육이 뻑적지근해진다. 발목지지 없이 해서 그런지 더 힘들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마자 거실 바닥에 엎드려서 팔굽혀펴기를 50회 실시한다. 처음 시작했던 1년여 전만 하더라도 5회를 넘기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꾸준히 하다 보니 이제 50회는 순식간에 채워진다. 다시 2㎏짜리 아령을 양손에 들고 팔을 굽혔다 펴기 100회로 이두박근을 다진다. 그런 다음 두 팔을 쭉 뻗은 채 수평을 유지하며 아래위로 10회,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10회씩, 모두 3회씩 세트로 반복한다. 언젠가 어깨통증으로 찾았던 온종합병원 물리치료사의 권유로 시작했다. 어깨 관절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아령을 번쩍 든 채 머리 뒤쪽으로 30회, 팔을 내린 채 등 뒤로 30회씩 진자운동을 한다. 아마도 삼두박근이 단단해지는 듯하다. 근력운동으로 놀란 몸을 다스리려고 거실을 70, 80보 걷는다. 그리고 아령을 든 두 손을 가슴에 모았다 폈다 하면서 80보 걸은 다음, 걸음을 멈춰서는 고정된 자세에서 두 팔을 앞뒤로 흔들면서 어깨관절을 풀어준다. 끝으로 아령을 놓고, 소파 끝에 두 다리를 붙여서는 쪼그려 앉았다 일어서기를 50회 마칠 때면 허벅지가 뻐근하고,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자기최면에 걸린 걸까, 운동중독증일까, 건강염려증일까. 매일 되풀이하다 보니, 끼니보다도 더 빼먹을 수 없는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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